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 스님)는 지난 26일 오후 불교여성개발원 교육실에서 제1회 녹색불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불교환경연대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새로운 정책변화와 우리 사회에 주어진 쟁점을 논의했다.

기후변화등 환경문제는 인류사회의 절실한 공통적 과제다. 최근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 해일, 빙하감소, 홍수, 가뭄, 해수면상승 등 이상기후 현상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폭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가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진도 발생하여 더 이상 한반도도 예외가 아님을 알려 주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은 더 많이 먹고, 더 빠르게 가고, 더 편리하게 사는 삶을 끝없이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숲을 훼손하고,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로 인하여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가져와 지구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인류의 삶도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인류와 생태계를 위협하는 최악의 원전 사고로 지금까지도 정확한 피해규모를 알 수 없을 정도여서 대안이 될 수가 없다.

인류와 자연을 파멸로 몰고 가는 환경파괴의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누어 먹고, 나누어 쓰고, 함께 타고, 함께 걷는 공동체의 삶을 실천하면 된다. 국제사회도 교토의정서를 통해 발표한 대책은 온실가스배출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환경파괴를 가져 오는 무한한 탐욕의 경제성장주의를 절제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파괴에 대한 대책은 탐욕과 욕망을 버리라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불교환경연대의 포럼에도 지적이 되었지만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인류의 공멸을 막아야 할 우리나라 불교계가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탐욕과 욕망을 버리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정작 일부 불교인과 승려들이 외면해 온 결과다.

2013년 조계종 종단쇄신위원회가 발표한 출가수행자의 생활규범인 청규 초안을 보면 승려가 된 지 10년이 안 된 경우엔 공용차만, 10~20년 미만은 1000㏄급 소형차, 20~25년은 2000㏄급 중형차를 타도록 하고, 그보다 승랍이 오래된 본사 주지, 원장 등 주요직은 3000㏄급을 허용한다고 되어 있다. 또 크고 화려한 주거 공간, 아파트나 단독주택 형태의 “토굴”에 사는 일을 삼가라고 되어 있다.

이 청규는 뒤집어 보면 출가수행자들이 중대형 자가용차를 몰고 다니며, 크고 화려한 주거 공간에 살면서 탐욕과 욕망을 충족시켜 왔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삶을 살면서 일반 불교신도나 초발심 수행자에게 청빈한 삶을 이야기하고, 환경파괴에 관심을 가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류의 공통적인 과제인 환경문제에 불교계의 관심과 인식전환이 필요하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파괴 대책은 없다.

따라서 탐욕과 욕심이 파멸을 부른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일반 사회에도 널리 주지시키는 홍보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출가수행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며 불자대중이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공멸을 막기 위한 사전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불교계의 각별한 관심과 인식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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