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전지(詩箋紙)’라는 종이가 있다. 시를 쓰기 위해 별도로 제작한 무늬가 있는 종이인데, 꽃무늬가 많아 ‘화전지’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편지를 쓸 때 많이 사용했다. 한지에 아름다운 목판화가 새겨진 옛 시전지(詩箋紙)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11월 20일까지 ‘선비의 예술, 시전지’ 특별전을 개최한다. 시전지를 소개하는 전시회로는 국내 처음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연꽃무늬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 수선화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 그리고 매화와 대나무가 새겨진 시전지 목판 등 조선 중·후기 시전지 목판 70여 장을 비롯해 중국 다색목판화 100여 점, 우리나라 시전지에 큰 영향을 끼친 명·청시대 화보류와 전지류, 옛 편지글이 적혀 있는 편지와 편지 봉투 등 총 200여 점의 유물이 공개된다.

박물관은 특별전 기간 동안 토·일요일 주말에 직접 시전지 목판을 새겨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에는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화보류와 전지류 등을 총망라해 선보인다”며 “우리 모두 선비가 되고 시인되어 곱게 새겨진 목판화 종이에 시 한 편을 가까운 지인이나, 연인에게 보내는 여유를 누려 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33)761-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