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 스님)는 26일 오후 불교여성개발원 교육실에서 제1회 녹색불교포럼을 개최했다.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새로운 정책변화와 우리 사회에 주어진 쟁점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양춘승 박사(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한국위원회 상임부위원장)가 기후변화 국제 협약의 역사와 현재 시사점을 짚고, 민정희 운영위원(종교생태기후네트워크 코디네이터)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종교기구의 현황을 소개했다.

양춘승 박사 “대세도 효율도 ‘신재생에너지’”

▲ 26일 열린 제1회 녹색불교포럼에서 양춘승 박사가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새로운 정책변화와 쟁점'을 발표하고 있다.

2015년 채택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파리 협정은 195개 당사국 모두가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양 박사는 “우리나라 역시 온실가스 37%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절감 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필요성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지난 5년간 국제적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이 2% 낮아졌음에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33% 확대됐다”며 “이는 신재생에너지의 단가가 내려가고 사용이 효율적이라는 말인데 실제 우리나라는 시늉만 할 뿐이다. 다음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일부 원전 마피아들은 재생에너지를 빙자해 원전을 이용하자고 하는데, 미국의 경우 원자력 해체와 사후 처리 비용이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비용보다 많아 원자력에 투자하지 않는 추세로 변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박사는 석탄 등 기존 화석에너지가 ‘좌초 자산’이 될 가능성도 짚었다. 그는 “파리 협정이 적용된다면 현재 잠재적으로 이용 가능한 화석연료 2795기가 톤 중 사용할 수 있는 양은 565기가 톤에 불과해 매장량의 80%는 쓸모없는 좌초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중 20~30%가 화석연료와 관련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철회운동이 가속화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기후변화는 우리에게도 ‘삶을 단순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온실가스를 내뿜는 의, 식, 주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인류가 공동으로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정희 위원 “천주교 선두로 종교계 목소리도”

▲ 민정희 운영위원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NGO와 종교기구의 행동'을 발표하고 있다.

한편 민정희 위원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NGO와 종교기구의 활동을 소개했다. 민 위원에 따르면 오래 전부터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전개해온 천주교, 개신교 단체를 선두로 종교계 기후변화 대응이 이뤄져왔다.

민 위원은 “20~30년 전 기후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지역 주민과 긴밀하게 협력해온 기독교 단체는 기후변화로 인해 몇 십 년간 해온 일들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 미래세대의 안전 문제와 함께, 후진국이 받는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종교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단체는 천주교다. 민 위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발표한 《Laudato Si’(찬미를 받으소서)》에서 ‘우리 공동의 집’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지구 생태계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민 위원은 “이밖에도 신도들의 생활방식 변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씨제(CIDSE)’, 신생 단체인 ‘국제 가톨릭 환경운동(Global Catholic Climate Movement)’ 등 다양한 기구가 있다”면서 “개신교에서는 루터회와 영국성공회를 중심으로 기후적응사업과 화석연료 투자환수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아우어보이스(Our voices)’ 등의 종교 연대체는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민 위원은 후발주자인 불교계 활동 단체로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INEB)’, ‘아이스 네트워크(Inter-Religious Climate and Ecology Network)’, 미국의 ‘불자기후변화행동네트워크(Buddhist Climate Action Network)’, 지구상가회(One Earth Sangha)’, 자재공덕회, 플럼빌리지 등을 소개했다. 그는 “작년 파리 협정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많은 종교인들과 특히 불교도들이 참석해 의미가 있었다”며 불교계 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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