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우희종 서울대 교수, 김현진 마지 대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 강병균 포항공대 교수.

현상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일이 전문가들만의 영역은 아니다. 관심과 애정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법이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전문가보다 나은 식견과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집단지성의 힘이다.

한국불교의 문제점을 집단 지성의 힘으로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는 무차토론회가 열린다. ‘가을밤, Three Tenors가 한국불교를 휘젓는다’는 제목으로 9월 30일 오후 7시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소재 사찰음식점 마지 2층 아카마지홀에서 열리는 무차토론회가 그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불교를 휘저을’ 세 명의 테너는 강병균 포항공대 교수와 우희종 서울대 교수,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다. 강병균 포항공대 교수가 ‘한국불교는 참나불교인가?’를,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인가?’를 각각 20분간 발제하고, 박병기 한국교육대 교수의 사회로 참석자들의 난상 무차토론이 이어진다.

강병균 교수는 무아설(無我說)에도 불구하고 ‘참나’에 집착하는 일부 고승들의 행태와 과학적으로 극복되었음에도 윤회에 집착하는 한국불교의 현실을 비판할 예정이다. 조계종 중심의 한국불교가 정상 모습을 잃고 ‘변태불교’가 되고 말았고 주장하며 새로운 재가불교운동을 모색하고 있는 우희종 교수는 강 교수의 비판에 의견을 더하고, 박병기 교수는 자칫 극단으로 흐를 수 있는 토론의 장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토론회는 ‘안티들의 대향연’, ‘다 덤벼! 품어주마’, ‘딴지 걸고 싶은 자 모두 모여라’는 부제에서도 나타나듯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열린 토론의 장’이자 ‘안티들의 대향연’으로 진행된다.

토론회를 기획한 김현진 마지 대표는 “불교는 논쟁의 종교이지만, 현실의 모습은 열린 논쟁보다는 뒤에서 공격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며 “뒤에서 공격을 일삼던 안티들이 무대로 나와 함께 논쟁과 논의의 장을 펼쳐보자는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유쾌하지만 진지한 토론을 통해 한국불교의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사회를 맡은 박병기 교수도 “강병균 교수나 우희종 교수는 팬들도 많지만 안티 또한 많다”며, “이분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반론과 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현실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희종 교수는 “‘한국불교의 바람직한 방향’은 재가불자들에게 영원한 주제”라며, “이번 토론회는 파계, 비리 등 조계종단 내부 문제에서 나아가 전문 수행자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교리에 집중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발적이고 문제적인 ‘Three Tenors 토론회’를 ‘안티들의 대향연’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자는 조계종을 중심으로 한 청중들 외에 세계불교도대회 참가자, 티베트 승려, 이웃종교인까지 초청했다. 또 토론회 시작 시간은 정했지만 끝내는 시간은 정하지 않았다.

토론회는 이번 한 차례로만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한국불교의 현실을 비판하는 것에 이어 현실 문제를 극복할 대안과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예정이다. 주제에 따라 테너(패널)을 바꿔가면서 한국불교 현실진단과 교리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세 테너 중 강병균 교수는 빠지지만 우희종, 박병기 두 교수는 토론회에 계속 참여한다. 강병기 교수를 대신할 또 다른 테너는 주제에 따라 그 때 그 때 초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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