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열린 광동건학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사장 일면 스님이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신용철, 고흥택 이사와 이천기 광동고 교장, 조용기 의정부광동고 교장, 김석희 광동중 교장이 배석했다.

근대 한국불교의 거목 운허 스님이 1946년 해방 대한민국에서 교육의 필요성을 주창하며 설립한 광동학원이 건학 70주년을 맞았다. 봉선사 경내에 마련한 가교사에서 두 개 학년 110여 학생을 지도했던 초기 광동중학교는 2016년 현재 남양주광동중·고, 의정부광동고 등 3개 학교로 성장, 4만3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80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명문사학으로 성장했다. 

1993년부터 광동학원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는 일면 스님은 20일 오전 생명나눔실천본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동건학 70주년의 의의를 짚었다.

일면 스님은 먼저 운허 스님 설립 당시를 설명하면서 “해방 후 운허 스님은 동네 유지들에게 ‘우리나라가 식민지가 되어 짓밟힌 이유는 못 배우고 가난해서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없기 위해서는 눈 밝은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설득하면서 학교를 설립했다”며 “7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여러 곡절도 있었지만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광동학원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되고, 민가를 빌려 수업하는 등 역사적 굴곡도 있었다.  또 종립학교로 입지를 굳히는 동안 졸업생이나 지역민과의 갈등도 겪었다. 일면 스님은 그러나 “지역과 뜻이 안 맞아 애를 먹었지만 종립학교라는 확고한 신념을 운영의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일면 스님은 “‘불교’보다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 눈을 띄워주기 위해 시작하다 보니 종립학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 지역의 반발이 있었지만, 설립 당시 스님네들이 땅을 내놨고 탁발을 해서 교사 월급을 주는 등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면 스님은 “이사장 부임 후 정관에 교법사를 두고 역할을 하도록 정립했다”며 “학생들의 신앙은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70% 이상이 수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동학원은 3개 학교에 각각 법당과 법사실을 두고 있으며, 의무적으로 교법사 2명을 채용토록 하고 있다.

일면 스님은 “건학 70주년이 되는 동안 소리 소문 없이 학교를 아끼고 사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70년 후에는 또 얼마큼 발전할지 꾸준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특히 재학생들에게는 “공부 1등도 좋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가더라도 주인이 되는 것이 학교를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자부심을 갖고 살라”고 당부했다.

▲ 광동학원 이사장 일면 스님.

한편 70주년 기념행사는 10월 4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강연회, 사진전, 영상전, 축하 서화전, 연합 체육대회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4일 오후 2시 광동중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광동학원의 현재와 역사, 미래를 톺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7월 실시한 ‘운허 스님과 춘원 이광수’ 백일장 시상식도 이 때 열린다. 이날 오후 3시 20분 광동중 다목적실에서는 신용철 운허사상연구소장이 ‘운허 스님과 광동 70년’을 주제로 특강을 갖는다.

4일 오후 2시 광동중고등학교 운악관(체육관)에서는 서화전 개막식이 열린다. 운허 스님의 작품을 비롯한 선지식들의 글씨와 선화가 수안 스님 등의 예술작품 210여 점이 전시된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학원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서화전 전시 기간 동안 사진전도 함께 준비되어 광동학원의 전신과 한국전쟁 전후 역사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8일 오전 9시부터 광동중고등학교 대운동장에서는 연합 체육대회가 열린다. 설립사찰 봉선사와 생명나눔실천본부, 광동 3개교 교직원, 동문,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대회에서는 축구, 줄다리기, 2인3각 달리기, 발야구 등의 종목으로 광동학원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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