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내 초세원(起世願)1)을 세워 기필코 궁극의 깨달음[無上道]2)에 이르겠으나 만약 이 서원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결코 성불[等覺]하지 않으리라. 내가 한량없는 겁 동안 크나큰 시주(大施主)가 되어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중생 두루 구제하지 못한다면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3) -무량수경(無量壽經)

168.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로지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시며, 일체중생의 안목을 맑게 하시며, 일체중생의 온갖 장애[非道]4)를 끊게 하기 위해 출현하시니라. -대법거다라니경(大法炬陀羅尼經)

169. 여래께서는 다함없는 대자비로 삼계중생을 불쌍히 여기신다. 삼세에 출현[出興]하신 이유는 진리의 가르침[道敎]을 밝게 펴시고 중생[群萌]5)을 구제하여6) 진실로 이롭게 하고자 하심이니라. -무량수경(無量壽經)

170. 원컨대 중생들이 항상 편안하여 병이나 고통이 없기를 바라며, 나쁜 짓을 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지지 않고 선한 일을 하는 것은 모두 빨리 성취되며, 온갖 나쁜 갈래의 문[一切諸惡趣門]은 닫아 버리고 인간과 천상이 열반에 이르는 올바른 길[涅槃正路]을 열어 보이시며 만약에 중생들의 악업 쌓여서 모든 고통을 당하면 내가 대신하여 받아서, 그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해탈을 얻게 하여 마침내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게끔 하리라. -화엄경 (華嚴經)

보살의 본원

171. 보살이 이러한 더 나아가는 마음[增上心]을 내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일 내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위없는 해탈도[無上解脫道]에 머물게 하지 못하고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먼저 이룬다면, 내 본래 서원[本願]을 어기는 것이니, 마땅하지 못한 일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위없는 진리[無上菩提]와 참된 깨달음[無餘涅槃]7)을 얻게 한 뒤에 성불할 것이니라.8)” -화엄경(華嚴經)

172.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땅히 일체 중생을 위하여 온갖 고통을 대신 받아, 그들이 한량없는 생사고통의 커다란 구렁[大壑]에서 나오게 하리라. 나는 마땅히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해 일체 세계와 온갖 나쁜 윤회 갈래[一切惡趣]에서 미래겁 다하도록 온갖 고통을 받으면서도, 항상 중생을 위해 선근(善根)을 부지런히 닦으리라. 왜냐 하면 내가 차라리 이러한 중생들의 괴로움을 혼자 받을지언정, 중생들을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함이라. 내 마땅히 지옥·축생·염라왕 등의 험난한 곳에서 이 몸이 볼모가 되어 모든 나쁜 갈래의 중생들을 참회하여9) 해탈을 얻게끔 하리라.’ -화엄경(華嚴經)

[각주]
1)《불교대전》 원문의 순서에 준하여 ‘내가 세운 초서원’이라 번역한다. 여기서는 ‘起’와 ‘超’를 혼용하고 있으며 ‘起世願’은 《무량수경(無量壽經)》에서는 ‘超世願’이다. ‘초세원’은 법장비구의 48대원을 가리킨다. 세간의 서원을 넘어서는 대비(大悲)의 본원(本願)이므로 초세원(超世願)이라 지칭한다.
2)여기서 ‘無上道’는 ‘궁극의 깨달음’으로 번역한다. 수행한 인(因)으로 말미암아 도달하게 되는 부처님 지위를 의미하는 ‘불과(佛果)’로 풀이할 수 있다.
3)법장비구의 48원 외에 다시 세운 3가지 서원이 있는데 이를 3서게(三誓偈)라 한다. 문맥상 3서게 가운데 《불교대전》에서는 2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나머지 서원은 다음과 같다. “我至成佛道 名聲超十方 究竟靡不聞 誓不成等覺. (내가 궁극의 깨달음을 이루어 그 이름이 시방세계를 초월할 때 그 이름 듣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
4)끊어야할 비도(非道)에 대해 경전의 원문에서는 ‘斷除遮障諸非道’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는 ‘온갖 장애를 끊게 하다’로 번역한다.
5)‘萌’은 ‘氓(백성)’과 혼용된다. 따라서 ‘群萌’을 여기서는 ‘衆民’의 의미를 가미하여 ‘중생’이라 번역한다.
6)경전에서는 ’獲‘이고, 《불교대전》에서는 ‘拯’이라 표기하고 있다.
7)‘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의 줄임말로, 신체까지 멸하여 없어진 것이기에 생사의 괴로움을 여읜 진여(眞如)라는 의미를 가진다.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은 유여의열반에서 나아가 5온(五蘊)의 화합까지 완전히 없어진 열반을 지칭한다.
8)170번은 40권 화엄경을 인용한 내용이다. 지금 171번의 내용은 80권 《화엄경》에 근거를 둔 것이다. 참고로 당나라 중종 사성(嗣聖) 12년부터 16년까지(서기695년 ~ 699년) 5년 사이, 실차난타(實叉難陀) 법사가 번역한 것으로 7처에서 9회(會)에 걸쳐 설법한 39품 8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唐)나라 때 번역하였기에 당본 화엄경이라 하고, 8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80화엄이라 한다. 171번의 내용은 80권 《화엄경》 <十行品>의 한 대목으로 ‘보살마하살의 진실한 행(眞實行)’에 대한 설명이다.
9)경전은 ‘救贖’이며 《불교대전》에서는 ‘贖罪’로 되어있다. 여기서는 ‘참회’로 번역한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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