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 스님의 포교원장 취임으로 제7대를 맞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이 신행혁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지홍 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18일 오전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7대 포교원의 포교원력으로 ‘신행혁신으로 전법의 새 지평을 열어가겠습니다’로 정했다면서 “불자들의 신행혁신운동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홍스님은 “개인적인 희구(希求)와 안심(安心)에 머물고 있는 신앙형식과 태도를 극복해 이웃과 사회에 회향하는 실천행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그 방향성을 제기하고자 한다”면서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에 따라 이 시대와 함께 살아있는 불교로서 전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실행 프로그램으로 포교원은 신도 수행프로그램 개발과 수행문화 확산을 내세웠다. 즉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도방법과 ‘1인 1수행법’ 등의 생활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불자상과 신행지침(청규)을 정립하고 대사회적 실천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앎, 수행, 삶이 일치하는 불교로 신행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도교육의 내실화를 꾀하는 한편 이에 맞는 신도교재를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법조인과 정치인, 의료인, 예술인 등 전문인력별 교육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하고 이들을 위한 교육도량을 지정, 운영한다. 또 신도전문교육기관을 현재 139곳에서 오는 2020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해 포교 공동화지역을 최소화하고 사찰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신도 평생교육 커리큘럼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전법도량은 신행혁신운동의 거점 역할을 담당케 한다. 이에 따라 현재 123곳인 전법중심도량을 2021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하고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플랫폼 방식을 통한 포교자원과 콘텐츠의 발굴과 활용도 추진한다. 현장 중심의 각종 전법 및 문화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발굴, 개발, 인증하고 불교종합콘텐츠 몰(Mall)을 통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SNS 등 뉴미디어 포교 콘텐츠를 보급해 2019년까지 불자 100만명을 새롭게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지홍 스님은 기자회견을 하루 앞선 17일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0년 내 한국불교가 존립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발언해 주목받았다.

이날 지홍 스님은 최근 기복신앙 등에 실망해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한 외국인 현각 스님에 대해 “원칙적으로 현각 스님의 문제 제기가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불교포교를 맡고 있는 최고종책소임자가 현각 스님의 문제 제기에 대해 처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홍 스님은 “탈(脫) 종교화 시대에 종교가 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른 출가자·신도의 급감과 고령화, 군소 사찰 운영의 어려움 등을 불교의 위기로 진단했다.

조계종단은 지난해 출가자 수가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수준이었고 비구니 출가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출가자의 연령이 20대에서 40∼50대로 올라갔고, 신자는 20∼30대 비중이 크게 줄었다.

지홍 스님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용적으로 더 심각한 것은 종교가 자본주의 병폐에 물들어 승가(僧伽)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승가의 근본적 위기의식이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내에 불교가 존립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홍 스님은 현각 스님이 언급한 기복불교의 문제를 거론하며 “불교를 비롯한 한국종교가 기복적 차원에 머무는데, 그것도 무속적 기복”이라고 비판했다. “이제 대중들이 눈을 떠서 수용하지 않는다”고 기복신앙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렇다면 한국불교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대해서 지홍 스님은 승가는 ‘부처님 시대’로 돌아가야 하고, 신자들은 ‘수행의 종교’로의 변화된 신행관을 제시했다.

지홍 스님은 그렇지만 현각 스님에 대해선 “더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페이스북이 아닌 보다 공식적인 입장에서, 또 불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종교의 신행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야 울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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