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정학 징계를 당한 김건중 전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총장 보광)가 종단의 학교 운영 개입에 협조한 이사장과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50일간 단식했던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을 무기정학 시킨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8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와 동국대 교수협의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14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동국대 정상화의 첫 걸음은 김건중 부당징계 철회이며 한태식 총장의 퇴진이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김 전 부총학생회장의 ‘50일 단식’을 눈물로 지켜보았던 어머니의 절규를 또다시 듣게 됐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총장은) 더 이상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지 말고 김건중 모친의 말처럼 ‘본연의 자리’에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또 “조계종단과 교육부가 동국대를 지금까지 악화시켜왔다”며, △부당 징계 철회와 보광 총장 사퇴 △동국대 총장 선거에 개입한 조계종 총무원장의 사과와 책임 △교육부의 동국대 종합 감사 실시 등 3개 항을 요구했다.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작년 전체학생총회에서 재학생 명부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무기정학 징계를 받았다”며, “학생총회 참석자를 확인할 수 없도록 재학생 명부를 내 손으로 직접 파기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학생회장은 “총장과 이사장 퇴진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이 어느 과 몇 학번 누구인지 표시되어 있는 명부를 학교에 반납하는 것은 ‘학생 총회 참여로 인한 불이익은 절대 없게 할 것’이라는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 단체 관계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는 “잘못을 바로 잡고자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이 목숨을 걸고 이사회 구성원을 바꿔놨더니 보광 총장이 징계했다”며, “이사회 구성원 교체만으로는 동국대가 바뀌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주명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은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 무기정학과 한만수 교수협의회장 해임은 동국대의 비판정신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만수 동국대교수협의회장은 “김건중 징계는 보광 총장의 용기 있는 결단이지만 윤리와 양심의 결여이기도 하다”며, “부처님 가르침에도 어긋나고,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사무국장은 “학교와 종교라면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며, “사람 살리는 동국대, 사람 살리는 조계종이 되라”고 주문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잘못과 실수에 대처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며, “종단 개입, 논문 표절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동국대는 몰상식 비상식 몰염치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대위, 참여불교재가연대, 대한불교청년회, 바른불교재가모임, 정의평화불교연대, 불력회,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불교위원회, 용주사신도비상대책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14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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