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모든 존재는 실체(實體)1)가 없고 평등하다. 만약 모든 존재에서 안과 밖을 구분하면, 이것은 마음에 장애[蓋障]2)가 있는 것이다. -비밀상경(秘密相經)

125. 착함과 착하지 못한 인연의 업[緣業]3)이 다 마음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진다. -제법집요경(諸法集要經)

126.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여러 인식기관[情根]4)이 모두 공(空)하여 본성이 없는 것인데, 망령된 마음으로 존재를 분별한다. -화엄경(華嚴經)

127. 온갖 존재는 마음에서 생겨난다. 마음에 상이 작용하여 화합하여 있게 되고, 함께 생기고 함께 없어져 머무는 바가 없다. 모든 경계(境界)5)도 마음의 대상[所緣]6)을 따라서 시시각각 상속하는 까닭에 머물다가 잠시 존재하는 것이다.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128. 비유하건대 도공(陶家)은 같은 진흙으로 여러 종류의 그릇을 만들어, 같은 불로 다듬어 유기(油器), 소기(蘇器), 밀기(蜜器), 부정기(不淨器)를 만든다. 그러나 이 진흙의 성품은 차별이 없고, 불길 역시 이와 같아 차별이 없다. 같은 법성(法性)도 그 업행(業行)을 따라 차별이 생기나니, 소기(蘇器)와 유기(油器)는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에 비유되고, 밀기(蜜器)는 모든 보살에 비유되고, 부정기(不淨器)는 범부에 비유된다. -보협경(寶篋經)

129. 모든 존재는 환영과 같으니, 상(想)을 따라서 일어나는 것이다. -여환삼매경(如幻三昧經)

130. 마음의 습기(習氣)8)가 늘어나는 힘을 따라 모든 행이 생겨난다. -현양성교경(顯揚聖敎經)

131.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항상 눈에 속고, 귀에 속고, 코에 속고, 입에 속고, 몸에 속는다. 눈은 다만 볼 수 있지만 들을 수 없고, 귀는 다만 듣되 보지 못하며, 코는 다만 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입은 다만 맛을 식별하지만 냄새를 맡을 수 없으며, 신체는 다만 춥고 따뜻함을 알지만 맛을 볼 수 없나니,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마음에 속하므로, 마음이 근본이 된다. -아함정행경(阿含正行經)

132.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지옥을 취하며, 마음이 아귀를 취하며, 마음이 축생을 취하며, 마음이 천인(天人)을 취하여, 형상과 모양(形貌)을 만드는 것은 모두 마음이 행하는 바이다. 능히 마음을 다스려 도를 행하는 자는 그 힘이 가장 크나니, 내가 마음과 싸워온 세월이(劫)이 한량이 없다(無數). 이제 부처가 되어 삼계(三界)에 홀로 거님(獨步)도 모두 마음이 행한 바이다.” -오고장구경(五苦章句經)

133. 마음을 떠나면, 모든 현상이 없어진다. -유식론(唯識論)

134. 마음은 현상의 자성(自性)이다. -밀엄경(密嚴經)

135. 각양각색의 모든 형상(形相)은 내외가 비록 같지 않으나, 모든 것이 마음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밀엄경(密嚴經)

136. 삼계(三界)가 진실이 아니라[虛僞], 오로지 마음이 짓는 바이니, 마음을 떠나면 육진(六塵)9)의 경계(境界)가 없는 것이다. 이 뜻은 무엇을 이름인가? 모든 존재가 모두 마음을 따라 일어나니, 망념에서 생기는 것이다. -기신론(起信論)

137. 마음이 일어나니 갖가지 존재가 생겨나고, 마음이 소멸되니 온갖 존재가 사라진다. -기신론(起信論)

각주
1)실체(實體): 본체.
2)개장(蓋障): 장애. 번뇌장과 소지장.
3)연업(緣業): 인연에 의해서 이루어진 행위.
4)정근(情根): 인식기관.
5)대상의 세계.
6)소연(所緣): 인식의 대상. 대상으로서 파악하는 것.
7)변기(便器)
8)습기(習氣, vāsanā): 번뇌로 굳어져 남아 있는 기운. 생각이나 행위 따위로 말미암아 일어나 마음속에 습관· 기분· 습성· 여습(餘習)· 잔기(殘氣) 등으로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9)육진(六塵): 육경(六境)을 말한다. 육근(六根)을 통하여 몸속에 들어가서 정심(淨心)을 더럽히고, 진성(眞性)을 덮어 흐리게 하므로 진(塵)이라 한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