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민요 이미리 명창이 섬 생활의 애환을 담은 울릉도 아리랑을 노래했다.

“우리네 서방님은 오징어잡이를 갔는데 원수년의 돌개바람 왜 이리도 부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외딴 섬 삶의 애환이 담긴 울릉도 아리랑이 바다로 육지로 울려 퍼졌다. 구슬프고 절절한, 솔직하고 담백한 아리랑이 2016 회당문화축제에 참석한 2천여 주민들에게 위로의 곡조를 전했다.

진각종(통리원장 회정 정사)은 27일 오후 7시 30분 울릉도 도동항 특설무대에서 회당문화축제의 백미인 독도 아리랑 콘서트를 개최했다. 진각종조 회당 대종사의 탄생 100주년인 2001년부터 매년 탄생지 울릉도에서 열린 회당문화축제는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축제를 거르지 않았다.

올해 독도 아리랑 콘서트는 기존의 대중가수 공연과 함께 울릉도에서 독자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울릉도 아리랑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역사적,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구전되는 민요가 없다시피 한 울릉도에서 울릉도 아리랑은 이 지역의 옛 노래 가운데 유일하게 가사와 함께 노래로 전해져오는 민요다.

조선 후기, 울릉도 이주정책이 시행되면서 강원도 속초 등지에서 울릉도로 이주하게 된 이주민들은 강원도 아리랑을 개사한 울릉도 아리랑을 만들어 부르며 고단한 섬 생활의 애환을 달랬다고 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계종 불교음악원 김회경 음악감독이 편곡하고 국악인 이미리 씨가 노래한 울릉도 아리랑이 선을 보였다.

▲ 도동항 특설무대에 2천여 주민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회당문화축제를 즐겼다.

앞서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출신 밴드 ‘DDAM’의 공연으로 시작한 콘서트는 꿈나무어린이집 원아들의 율동, 자원봉사단의 플래시몹으로 서서히 열기를 더했다. ‘소리의 마녀’로 불리는 가수 한영애 씨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누구없소>, <라구요>, <조율> 등 한영애 씨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이른 바 ‘떼창’을 하기도 했다.

콘서트의 열기는 인기 밴드 ‘장미여관’이 등장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린 장미여관의 보컬 육중완 씨의 능청맞고 익살스러운 몸짓에 관객들은 열렬한 함성을 보냈다. 장미여관은 <봉숙이>, <퇴근하겠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등 10여 곡을 소화하면서 도동항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신나는 리듬의 <오빠라고 불러다오>에 이르러서는 온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뛰고 춤추고 환호했다.

▲ 인기밴드 장미여관이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해군들.

유모차를 끌고 콘서트를 보러 온 울릉군민 여환용 씨는 “문화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울릉도에서 이런 공연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관광 성수기에 이 축제를 시작으로 저동항 가요제와 오징어축제 등 큰 행사들이 이어진다. 교회도 많고 성당도 있지만 진각종에서 매년 축제를 개최해줘 즐겁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회당문화축제를 보기 위해 울릉도에 입도한 진각복지재단 이은미 씨는 “무척 재미있고 지역 주민들과 국민이 하나 되는 느낌을 받았다. 독도사랑을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특히 자원봉사자들은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축제를 이끌어가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에서 울릉도로 관광을 온 프랑스인 레오 씨는 “오늘 울릉도에 도착했는데 이런 축제가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활기 넘치고 화목한 한국 문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종교에 큰 관심은 없지만 종교가 주최가 되어 문화행사를 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완벽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 최수일 울릉군수는 독도 아리랑 콘서트에서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편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회당문화축제 15회를 기념하면서 축제 발전에 이바지해온 스태프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15회를 전체 연출한 이상종 예술감독과 12회 동안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전병찬 진선여중 교사가 상패를 받았다. 울릉군에서도 15년간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한 데 감사의 마음을 담아 회정 정사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 회당문화축제를 시작으로 저동항 가요제, 울릉도 오징어 축제가 이어진다.
▲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27일 독도경비대를 위문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상황이 악화되어 배를 접안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울릉도=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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