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쓰 캘로라이나 주의 북부 지역에 소재하는 코스탈 캘로라이나 대학에서 불교와 세계 (동양) 종교를 가르치면서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 지역에서 우리 한국불교를 지역 사회에 소개했기 때문에, 본 논설위원은
올 2016년 상반기에는 정말 바쁘게 지냈다. 위에 언급된 학문연찬과 불교포교라는 두 가지 미션들은 본 논설위원이 승려학자로서 동시에 그리고 영원히 해야 할 임무일 지도 모르겠다.

본 논설위원은 워싱턴 지역 불자들과 더불어 지난 4월 17일 본 위원의 은사로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현 군종교구장인 정우큰스님을 모시고 다문화와 다민족 콘셉 (개념)으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 지역 한인 지도자들과 다른 불교 전통의 지도자들을 모시고 조계종 통도사 워싱턴 포교당 연화정사 개원식을 치렀고, 한국불교, 중국불교, 일본불교, 티베트불교, 상좌부불교와 베트남불교로 대표되는 여섯 불교전통의 의식으로 봉불식도 겸해 거행했다. 본국과 현지 언론들은 연화정사 개원식과 특히 봉불식에 매우 주목했다.

원래 양력 5월 14일 (토요일)이 불기2560년 (서기 2016년) 부처님오신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화정사는 좀 더 많은 지역 불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루 늦추어 15일 (일요일)에 봉축 행사를 치렀다. 봉축 1부 행사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까지 200여명의 워싱턴 지역 한인 불자들이 참석했고, 봉축 2부 행사인 학술대회에는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100여명의 워싱턴 지역의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석해 종교간의 대화와 화합을 주제로 논의했다. 연화정사는 개원 이래 첫 번째 맞이하는 봉축 행사를 다종교 콘셉으로 진행했다.

세계8대종교인 불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힌두교, 기독교 정교회, 천주교, 개신교, 이슬람교의 각 종교 지도자 또는 학자가 각 종교의 입장에서 종교간의 대화와 협력을 주제로 각 논문을 발표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했다. 우리들은 특히 미국의 일반 대중들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는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이집트 기독교 정교회의 가르침과 접할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정우큰스님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 봉축학술대회를 축하해주셨다.
연화정사는 이 행사를 통해 “종교를 통한 세계평화의 구현”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향해 세계 종교계가 한걸음 더 나아가는 초석을 마련하고자 했고, 학술대회는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뜻있는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본 논설위원은 사회를 맡아 영어로 학술대회를 진행했고, 8명의 발표자는 각각 20분씩 각자의 논문을 발표한 후, 발표자들과 학회 참석자들이 30분 동안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학술대회 참석자들의 열기가 가득하여 예정된 시간을 한시간 이상 초과하여 학술대회가 7시까지 진행됐다.

조지 워싱턴.대학의 B. N. 헤바 교수는 ‘붓다의 생애’를, 미국힌두재단의 수드하 시바람 박사는 ‘힌두교의 기초교리와 일상 생활’을, 국제 디감베르 자이나 기구의 알케쉬 비빠니 선생은 자이나교를, 세계자원개발교육기구의 종교학 소장인 타렉 엘가화리 박사는 ‘이슬람교는 어떻게 불교의 무집착을 보는가?’를, 버지니아의 성 마가 콥틱 정교회 교회 소속인 롭비 사만타 로이 박사는 ‘콥틱 교회: 이집트 기독교 정교회’를, 조지 워싱턴 대학의 사이파 존슨 교목은 ‘불교와 침례교 (기독교) 는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가?’를, 메린랜드의 다르에메흐 조로아스터교 사원의 케르시 쉬로프 선생은 ‘조로아스터교의 기원과 교리’를, 그리고 버지니아의 성모 마리아 축일 교회의 돈 루니 신부는 ‘천주교의 4대 성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본 논설위원은 그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점을 느꼈다. 첫째, 이민국가이면서 다종교 사회인 미국의 저력을 느꼈다. 세계8대종교로 대표되는 다양한 종교 그룹들이 워싱턴 지역 (미국)에서 서로 매우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신행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하다. 둘째, 많은 종교들이 각 종교의 조직 이기주의를 위해 분열, 갈등 그리고 폭력의 원흉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각 종교로 하여금 화합, 협력 그리고 평화를 건설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셋째, 둘째의 측면 때문에 그 학술대회에 대한 미국 주류사회의 기대와 반응이 개원식과 봉불식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뜨거웠던 것 같다. 넷째, 마지막으로 우리 종교인들은 서로 손을 잡고 각 단위 조직에서 평화 건설에 이바지해야할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미국 워싱턴 연화정사 주지 · 코스탈 캘로라이나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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