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포교연구실은 6일 '현시대의 불교신행 운동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제68차 포교종책연찬회를 열었다.

세계종교의 현황을 확인하고 신행혁신운동의 방향을 도출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 스님)은 6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현시대의 불교신행운동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제68차 포교종책연찬회를 열었다.

주최자와 발제자, 토론자 모두 현재 한국불교의 모습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현대불자상 정립이 요원한 상태에서 한 번의 토론회로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웠다.

연찬회는 세계적인 탈종교화 현상과 함께 한국불교 또한 고령화, 신행단절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인사말에서도 주제의식이 드러났다. 지홍 스님은 “한국불교가 아무런 자기 변화 없이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소수종교로 변하거나 옛 시대의 유물 관리자로 남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절박한 심정으로 신행혁신운동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 오강남 교수.
세계의 종교 흐름에 눈이 밝은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는 21세기 탈종교화 시대에 기복적·유신론적 종교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종교 퇴화의 원인으로 ‘표층 신앙’을 꼽았다. 의식이나 기복 일변도의 표층 신앙에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층 신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심층종교에 다가갈 시간이나 여유가 없을 정도로 생존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대학입시나 기복 기도 등 표층종교에 사로잡힌 성직자들은 자신의 이해관례를 위해서라도 심층종교를 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조성택 교수.
교리의 재해석에 대한 시급성도 제기됐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지금 한국불교의 교리에 대한 이해는 ‘전통적 이해’로부터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전통의 껍질을 전통의 이름으로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금 한국불교에는 조계종만이 아니라 상좌부 전통을 대표하는 동남아 불교, 티베트 불교, 대만 불교, 서구 불교 등 매우 다양한 ‘불교들’이 공존하고 있어 세계불교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며 “다불교라는 역사적 경험이 한국불교가 21세기 새로운 불교 교판과 교학을 만드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
한편 7대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은 오늘날 신행혁신을 위한 포교원의 과제를 나열했다. △현시대 불자상 정립 △불자상 정립에 따른 행동강령 마련과 캐릭터 개발 △불자상을 모든 교육교재 및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수행체계 정립 △공동체 운동과 대안 운동 제시 △포교원과 포교단체, 신도단체의 공유 △교계 매체를 통한 신행운동 홍보 △신도품계에 불자상 적용 등이다.

이에 토론자 김용환 한마음과학원 기획조정실장은 포교원이 사업의 주체가 아니라 새로운 주체를 발굴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포교원이 과거와 같이 콘텐츠나 프로그램 개발 같은 개별 사업의 주체라는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는 다양한 운동 주체를 수용하고, 유능한 개발자 단체나 기관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콘텐츠 개발과 프로그램을 공유해 모두가 밝아지는 생태계 모델을 지향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불교 신행운동에 대한 방향성과 해답이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 7기 포교원이 불교와 포교 중흥의 원력을 어떤 방식으로 결집시켜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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