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붕선교종 종정 서경보 스님의 열반 2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지필묵과 선시를 모아 엮은 일붕선시집이 《시월필풍(詩月筆風)》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대전 보문산 불광사 주지 대안(大安) 박현광(朴玄光) 스님이 경보 스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지필묵과 선시를 번역해 발간한 《시월필풍》엔 경보 스님의 행장을 비롯해 ‘오도송’ ‘임종게’ 등이 실렸다. 현광 스님은 경보 스님의 전법제자다.

시중선월삼천계(詩中禪月三千界) 필하법풍팔만향(筆下法風八萬鄕) 선월법풍무진의(禪月法風無盡意) 만년산숭해양양(萬年山崇海洋洋)

‘시의 달과 붓바람’이란 제목의 선시로 “시중에 선달은 3천세계를 비추고 붓끝의 법바람은 8만의 마을에 불다. 선달과 법풍의 무진한 그 뜻은 만산보다 높고 대해처럼 양양하다”란 뜻으로 현광 스님은 이 시제 ‘시월필풍’을 책 제목으로 잡았다.

《시월필풍》은 이밖에도 ‘라한신통(羅漢神通)’ ‘제계룡산갑사(題鷄龍山甲寺)’ ‘낙산사관음굴(洛山寺觀音窟)’ ‘간월좌풍(看月座風)’ 등 경보 스님의 선시 50편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도생전심(度生傳心)의 시편.

시시무별염(時時無別念) 염염송관음(念念誦觀音) 사사비타사(事事非他事) 도생전불심(度生傳佛心)

이 시편을 현광 스님은 ‘중생을 제도하고 마음을 전하며’라는 제목으로 “때대로 특별한 생각이 없이 생각나는대로 관세음보살은 부르고 있다. 일들마다 다른 일이 아니다. 중생을 제도하고 불심을 전하는 일이다”고 번역하고 있다.

평생 전 세계를 돌며 전법도생에 진력해 온 경보 스님의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대안 박현광 스님 역저/도서출판 학수림/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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