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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권위의 원천과 언론 탄압
2016년 06월 23일 (목) 10:20:09 박병기 buddhismjournal@daum.net
권위(權威)는 어떤 인격이나 지위 또는 역할에 대해서 사람들이 기꺼이 인정하고자 할 때 생겨나는 일정한 영향력을 의미한다. 이 권위에는 그 지위나 역할이 지니는 힘에만 근거하는 폭력적 권위와 그 전문성과 도덕성에 근거하는 전문적 권위와 도덕적 권위 등이 있다. 종교적 권위는 종교적 인격 또는 역할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인정하고 수용할 때에야 비로소 성립되는 정신적 영향력 자체이다.

‘권위주의 정권’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폭력적 권위의 전형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현대사 속에서는 박정희의 유신 정권과 전두환의 군부 철권 정권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했고, 둘 모두 힘에 근거한 공포정치의 형태로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자 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모습을 지닌다. 다만 전자는 그 공포정치의 주구인 중앙정보부장의 총구에 의해 끝난 반면, 후자는 광주민주화 운동에 기반한 시민적 저항과 투쟁의 결과로 극복되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지닐 뿐이다.

폭력적 권위는 이처럼 당연히 극복의 대상이지만, 전문적 권위나 도덕적 권위, 종교적 권위 등은 그것이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에 기반을 두고 한 사회의 정신적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전문적 권위와 종교적 권위는 그 권위체가 지니는 사회적 위상과 힘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그것에 걸맞는 도덕성을 겸비할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서 의사들이 지니는 전문적 권위는 의사에게 주어져 있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힘과 영향력에 걸맞는 도덕성이 뒤따라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의사가 돈만 벌고자 자신의 지위와 힘을 사용한다면, 곧바로 그 전문적 권위는 폭력적 권위로 전락하고 만다. 종교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종교적 권위는 어떨까? 종교적 권위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심(安心)과 삶의 의미 물음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입명(立命)이라는 통로를 통해 사람들을 껴안음으로써 비로소 확보될 수 있는 정신적 권위이다. 당연히 도덕성과 함께 수행의 청정성이 기본 요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언제부턴가 우리 종교계에 종교적 권위가 폭력적 권위로 느껴지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물론 이른바 사이비 종교의 교주들이 벌이는 사악한 행동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지만, 그리스도교와 불교로 대표되는 제도종교의 권위체들에게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현상이 되었다. 특히 최근 불교계에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언론 탄압 사태는 제도종교의 힘에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 영향력 행사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말과 글의 자기검열을 이끌어내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들이 자의적인 기준을 갖고 정한 이른바 ‘해종 언론’에 기고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을 징계하겠다는 유신정권 수준의 공포정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탄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또 정작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얻고자 하는 것은 종단 집행부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과 지지를 강요하는 폭력적 권위의 회복인 것 같지만, 정작 얻을 수 있는 것은 도덕성과 수행성에 기반한 진정한 종교적 권위의 실추와 타락일 뿐이다.

만약 이들 언론들이 부당한 허위 보도와 왜곡을 일삼고 있다면, 그것을 적시해서 공적인 담론의 장에 올려놓으면 되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 불교계뿐만 아니라 성숙한 시민사회의 공론장을 통해 걸려지면서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어주지 않고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해종(害宗)’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알량한 힘에 근거하여 시대착오적인 억압을 계속하고자 한다면, 짧게는 제도종교의 상징으로서 조계종단의 종언(終焉)이 다가올 것이고, 길게는 종교적 권위 자체가 무너지는, 불행하면서도 누구도 원치 않는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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