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스님 글, 오치규 그림 ‘내 마음에 탑 하나’

해남 달마산 자락에 자리한 미황사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절을 둘러싼 풍경과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전각 때문만은 아니다. 1년에 한 번 괘불을 모시는 괘불재는 불교회화와 불교음악, 불교음식이 어우러지는 불교종합예술제로 자리매김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여름 개최하는 한문학당은 산사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수행형 템플스테이 ‘참사람의 향기’와 휴식형 템플스테이 ‘365일 상시’는 세인들의 지친 심신을 올곧게 치켜세우는 프로그램으로 인기 높다.

작고 가난한 남녘 해안가 절집을 지금의 문화·포교·수행도량으로 일군 이가 금강 스님이다. 그래서 스님에겐 ‘세상과 소통하는 프런티어’, ‘산사 포교의 새 모델’, ‘대중과 함께 수행하는 천년 고찰’ 등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충남대 오치규 교수가 오랜 기간 이어온 인연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소재 갤러리 나우에서 7월 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땅끝마을 미황사 금강 스님, 충남대 교수 오치규의 좋은 만남 내 마음의 탑 하나’전이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낸 무대다.

이번 전시회에는 오치규 교수가 그린 그림에 금강 스님이 글을 쓰는 방식으로 함께 작업해온 작품들이 선보인다. 금강 스님은 문화와 만나는 작업의 일환으로 오치규 교수와 함께 대중들과의 만남을 준비해 왔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오치규 교수는 선과 여백을 중시한 동양미술의 전통을 수용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오 교수는 그동안 정적이고 소박하면서도 오방색을 사용해 색채와 장식적인 요소가 강한, 한국의 미와 정서가 스며있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에 금강 스님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은 대부분 먹과 선으로만 작업한 것이어서 단순하면서도 선미(禪味)가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금강 스님은 “《금강경》의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그리운 ‘나’를 만나는 한 줌 ‘그림’과 한 줄 ‘글’과의 인연, 스치듯 지나는 만남에도 울림이 되는 인연이 있다”며, “스치듯 지나는 한 줄의 글과 한 줌 그림 앞에서 인생의 쉼표 하나 찍고, 탑을 돌며 소원을 빌듯이 전시장을 거닐며 마음의 탑돌이를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2)725-2930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