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 삼장 가운데 하나인 논장을 우리말로 옮긴 《담마상가니(1·2)》가 출간됐다. 2012년 《맛지마니까야》를 끝으로 경장을 완역한 초기불전연구원 각묵 스님이 4년 만에 논장에 속하는 7가지 논서 중 첫 편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중국에서는 《법집론(法輯論)》이라고 옮겼지만 한역을 한 것은 한국불교 역사상 처음이다.

각묵 스님은 “경장은 사부대중 전체에 적용되는 부처님의 보편적인 가르침을 담고 율장과 논장은 부처님의 전문적인 가르침 담고 있다”며 “특히 논장은 승가가 아니면 전승할 수 없는 내용 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말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담마상가니》는 ‘법의 갈무리’를 의미한다. 어떻게 법을 구현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 깨달음의 눈으로 존재일반을 해체해서 볼 때 여실히 드러나는 법들의 실상을 방편을 빌리지 않고 설명해내는 것이 《담마상가니》의 궁극적인 목표다.

1권에는 《담마상가니》의 논의 주제를 총괄적으로 밝히고 있는 마띠까와 정신을 구성하는 법들에 대해 다양한 마음을 중심으로 분류하고 분석해 드러내고 있는 ‘마음의 일어남’ 편을 담았다. 2권에서는 《담마상가니》 가운데 ‘물질’ 편과 ‘간결한 설명’ 편, ‘주석’ 편과 담마상가니 주석서 서문을 수록했다.

각묵 스님은 “《담마상가니》는 제법실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님은 “이 책은 제법실상을 두 가지로 드러내는데, 하나는 제법실상을 법의 82가지 개별적 특징으로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위법인 열반을 제외한 것은 전부 찰나적인 존재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며 “법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깨달을 것이냐는 ‘경’의 관심”이라고 구별했다.

이처럼 이 책이 오직 ‘법’ 그 자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출가자들에게 던져지는 의미가 크다. 각묵 스님은 “출가자의 본분은 법의 상속자가 되는 것”이라며 “수행과 행정, 포교에 전념하는 분들이 있고 포교의 형태는 다양해야 하지만 출가자는 부처님의 유훈에 따라 법의 상속자가 되려는 입지가 굳건해야 한다. 《담마상가니》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을 결집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부처님의 제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처님 법에 대한 진지한 사유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담마상가니를 한글로 번역한 각묵 스님(오른쪽)과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 스님.

이 책은 또 7개 논장 중 첫 번째로 나머지 6개 논장을 읽기 위한 기초가 된다. 각묵 스님은 “사실 두 번째 논장인 《위방가》가 의미 있는 부분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18개로 모아서 경의 입장과 아비담마의 입장, 문답을 차례로 담고 있는데 《담마상가니》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공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편 첫 번째 논장을 펴내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다. 아직 6개 논장이 남았으니 집필기간을 각각 1년씩만 잡아도 전체 완역에는 7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묵 스님은 “다른 연구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부분에 우리가 나서는 게 한국불교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냐는 사명감으로 7개 논장 완역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각묵 옮김 | 초기불전연구원 | 1, 2권 각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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