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제외하고, 중국, 베트남 그리고 한국 불교는 우리 동아시아 달력 체계로 음력 4월 8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간주한다. 일본불교는 메이지 유신 때 양력 4월 8일을 부처님 오신 날(하나 마쓰리)로 제정하였다.
동아시아불교와 다르게, 남방불교는 부처님의 탄생일과 열반일과 성도일을 같은 날로 간주하여 베삭이라고 한다.

베삭은 동남아시아 음력 체계로 5월 15일이다. 1956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도우의회(WFB)의 연례총회에서 양력 5월 가운데 보름달이 뜬 날을 베삭으로 지정하였고, 올해 2016년의 베삭은 양력 2016년 5월 21일이다. 유엔은 1999년 제54회 총회에서 베삭을 유엔의 공식기념일로 제정하여 매년 기념하고 있다. 다른 나라 불교 전통과 다르게, 동아시아 불교는 부처님 탄생일을 음력 4월 8일, 성도일을 음력 12월 7일, 출가일을 음력 2월 8일, 그리고 열반일을 음력 2월 15일, 각각 개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은 유태교의 백악관 유월절 밤 축제 기도회와 힌두교의 백악관 디와리 빛 축제 기도회를 2009년 시작했고, 조지W. 부시 전 대통령은 이슬람의 백악관 라마단 금식 회향 기도회를 2001년 시작했다. 기독교의 펠로우쉽 재단은 미국 의회를 대신하여 국가조찬기도회를 1953년부터 해오고 있다. 미국의 다른 주요 종교의 명절들과 다르게, 우리 불교의 최고 성스러운 축일인 베삭은 백악관에서 개최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15년 5월 14일 125명의 미국의 불교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최초로 모임을 가진 이후, 미국에 있는 한국, 티베트, 중국, 일본, 스리랑카, 태국, 등의 불교를 대표하는 뜻 있는 불교인사들로 구성된 ‘2016년 백악관 베삭 개최를 위한 전미 특별불교위원회’(약칭: 전미특별불교위원회)가 종교 평등을 구현하고 미국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백악관에서 매년 베삭 법회를 개최하기 위한 청원운동을 뒤늦게 시작하였다. 본인은 한국불교를 대표하여 그 위원회의 집행위원으로 그 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 운동의 결과, 2016년 백악관 베삭 법회를 개최할 수 없었을지라도, 우리 미국 불자들은 전미 불자들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봉축 메시지를 2016년 4월 28일 전미특별불교위원회를 통해 전달받았다. 이러한 운동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현직 대통령의 봉축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

우리 미국 불자들은 2016년 백악관 베삭법회 개최라는 소기의 목적을 성취하지 못했지만, 2017년 백악관 베삭법회 개최를 추동할 동력을 충분히 확보하였고, 2016년 백악관 베삭 법회 추진위원회를 확대재편하여 내년 초에 2017년 백악관 베삭법회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국내외의 많은 불자님들의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용태영 변호사를 위시한 우리 한국 불자들의 노력으로 부처님 오신 날이 1975년 1월 14일 우리 나라의 국경일로 결정되었다. 그렇지만, 미군은 1945년 8월 15일 한국을 지배하자마자 1945년 10월 일본이 써오던 축제일을 폐지하고 한국의 축제일을 새롭게 지정하였고, 종교분야에서는 기독교의 축제일만을 포함시켰고, 크리스마스도 그 때 한국의 국경일이 되었다.

우리 한국 불자들이 우리의 노력으로 한국 정부의 종교차별을 시정하여 기독교의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우리 불교의 부처님 오신 날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시켰듯이, 우리 미국 불자들도 미국 정부의 종교차별을 시정시켜, 다른 종교들이 그들의 축일들을 백악관에서 매년 개최하듯이, 우리 불교의 백악관 베삭 법회를 매년 개최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 불자들은 우리의 노력을 통해 미국 정부의 종교차별을 철폐시키고, 미국 정부로 하여금 종교평등이라는 미국의 숭고한 헌법정신을 구현시키게 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 불교의 권익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미국 워싱턴 연화정사 주지 · 코스탈 캐롤라이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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