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원 법요식에서 이사장 법진 스님이 법문하고 있다. 옆으로 관욕의식에 쓰일 아기부처님 모습이 보인다.

▲ 9월 완공 예정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회관에서 봉행되고 있는 중앙선원 법요식 광경.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 재단법인 선학원 법요식이 14일 오전 서울 중앙선원과 정법사를 비롯해 전국 분원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중앙선원에서 오전 10시 명종 5타로 시작된 법요식은 삼귀의 찬불가 육법공양 헌공 반야심경 봉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붓다차리타》에 나오는 부처님 탄신을 찬탄하는 경문이 신도들의 합송으로 봉독됐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법문을 통해 “우리 모두 두 손에 지혜의 등, 광명의 등을 높이 들고 이 땅에 부처님 오심을 경하하고 경하한다”면서 “(오늘은)우리들 마음 속에 진리의 등을 환히 밝혀 미혹과 번뇌를 타파하여 행복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서원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법진 스님은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남과 북, 여와 야, 보수와 진보, 가진 자와 없는 자 등 계층 간의 끝없는 갈등과 반목, 극단적인 이기심으로 인하여 혼돈을 겪고 있다. 또한 자비와 화합을 바탕으로 하는 불교교단 역시 세속보다 더한 혼란 속에 휩싸여 있다”면서 “부처님의 중도사상과 화쟁의 가르침이 간절히 필요하다. 불자라면 누구나 ‘중생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는 동체대비의 보살심을 가져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날 법요식에 참석한 1백 50여명의 중앙선원 신도들은 올해 9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회관 지하1층에 마련된 식장에서 석가모니불 정근과 발원문을 낭독하며 부처님오신 참뜻을 기렸다.

▲ 선학원 고문 인환 스님이 정법사 법요식에서 법어를 하고 있다.
▲ 육법공양 가운데 연등을 공양올리고 있는 정법사 법요식 장면.

정법사 법요식은 오전 11시 시작됐다. 선학원 고문 인환 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은 부처님오신날 법문을 통해 “그릇을 비워야 감로수를 채울 수 있듯이 마음을 비워야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를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환 스님은 “말과 마음을 잘 쓰는 법을 알아야 한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쉽게 설파돼 있지만 어른들이라도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늘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 부처님 오신 뜻을 빛내자”고 강조했다.

중앙선원의 식순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된 정법사 법요식에선 다만 창작곡 정법사가(正法寺歌)가 올해 새로이 선을 보였다. 정법사가는 만해추모곡 ‘님이시여’와 마찬가지로 이사장 법진 스님이 작사했고 음악인 김시율 씨가 작곡했다.

이날 법요식에 참석한 5백 여 신도들은 법문이 끝난 후 일제히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오신 참뜻을 가슴 깊이 새겼다.

정법사 신도회는 이날 봉축발원문에서 “지금도 사바세계는 전쟁과 재난으로 중생들의 신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부처님의 크신 원력으로 갈등과 대립을 화합과 용서로, 배타와 폭력을 포용과 평화로 이끌어달라”고 발원했다.

이어 합창단의 축가와 신도들에 대한 축원이 있은 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1부 법요식이 회향됐다.

2부 관불의식에서는 고문 인환 스님과 이사장 법진 스님을 선두로 신도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아기부처님의 머리에 정수를 붓는 의식을 거행했다. 관불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신도들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부처님오신날 기쁨을 함께 나누고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을 찬탄했다.

▲ 이사장 법진 스님과 고문 인환 스님이 함께 관불하고 있다.


▲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불자들 모습.


-사진· 이창윤/글·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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