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산자락의 푸르른 신록과 꽃향기가 가득한 불기2560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이 새로운 활력으로 새 생명을 잉태하고 인류사의 대스승이자 성인이신 부처님의 탄신을 흥겹게 봉축하고 있습니다. 이 성스럽고 거룩한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친애하는 동국가족 여러분!

한없는 자비와 복덕과 지혜로 이 땅에 오신 부처님께서는 일생토록 무명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원만 구족한 지혜를 몸소 깨달아 일깨워주시고, 동체대비의 크신 자비로 탐·진·치 삼독에 물든 중생을 제도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삶은 비록 역사적으로는 유한했지만 깨달음의 요체로서의 법신은 영구불변한 존재로서 지금도 우주법계에 충만해 있습니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 안계시니 (천상천하무여불)
시방세계 다 살펴 보아도 비교할 분이 없도다. (시방세계역무비)
내가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다 살펴보았더니 (세간소유아진견)
모든 존재가 부처의 자식 아닌 것이 없도다. (일체무유여불자)

‘모든 존재가 부처의 자식 아닌 것이 없다.’는 말씀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성취하신 뒤 이 세상을 살펴보니, 나와 이웃과 자연은 모두가 부처의 성품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동국의 사부대중 여러분!

부처님 가르침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한 조계종립 동국대학교가 올해로 건학 1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국운이 스러져가는 어려운 시기에 불법홍포와 애국계몽을 위해 세워진 민족사학인 동국대학교가 세계 일류 명문동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학내 크고 작은 갈등을 이겨내고, 교육과 연구중심의 대학본연 가치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시대정신과 지식사회를 선도하는 참사람 열린 교육, 대학다운 대학, 신바람 나는 캠퍼스 조성을 위해 새로운 110년의 장도를 일심동행으로 힘차게 걸어 나아갑시다. 교수, 직원, 학생 등 동국가족 모두가 부처임을 깨닫는 오늘, 부처님께서 오신 참 뜻을 되새기며, 동국의 새로운 도약과 불교 발전을 위해 서로 화합하고, 맡은 바 소임 완수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동국가족과 불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등공양을 올렸습니다. 이는 ‘우리도 부처님 같이’ 살기를 다짐하고, 보시행을 통해 자리이타의 삶을 살고자 맹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각자의 가슴 속에 자리한 부처님의 본성대로 밝고 기쁜 얼굴로 서로를 위해 덕담을 나누고 소통해야 합니다. 선한 말, 칭찬의 말을 나누며 상대를 기쁘게 하면 거기에서 상생의 길이 열립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서로 화해하고, 사랑하며,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사십시오. 우리 마음속에 지혜와 광명의 등, 자비실천의 밝은 등불이 켜져 있을 때 부처님도 늘 우리 곁에 함께 하실 것입니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뜻깊은 날, 학교를 찾아주신 내외 귀빈과 불자님, 동국 구성원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시길 기도드리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깃든 동국대학교가 삼보의 이름으로 더욱 빛나기를 합장 발원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2560년 부처님오신날
동국대학교 총장 보광(한태식)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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