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처님께서 무명 속에서 부처를 찾아내는 밝은 길을 알려주고자, 자비와 지혜의 화신으로 우리 곁에 오신 날입니다. 즉 여래라는 희망의 종자를 가지고, 모든 중생이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해탈의 길을 몸소 실천해 보이시기 위해서 사바세계에 현신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이러한 숭고한 뜻을 잘 받들어서,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존재하는 모든 중생을 내 몸같이 수용하고, 더불어 그 아픔과 괴로움을 어루만져주고, 나누면서 상생하는 삶을 실천하는 서원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노력들을 모아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수없이 많은 인류의 끎임 없는 고통과 괴로운 삶을 외면하지 말고, 공동선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부처님 오신 뜻의 근원이고 연기적 세계관의 실천이며, 올바른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가난한 여인이 지극정성을 다해 등(燈)을 켰다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의 말씀처럼 우리도 진지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성을 일깨우고, 어두운 마음을 밝히기 위해 지혜의 등불을 켜는데도 진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본래는 범부나 성인이라는 분별이 없으나 어둠의 미혹으로 인하여 중생이 되고 부처가 되었으니, 오늘은 부처님 현신하신 인연으로 번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의 등불을 밝혀 모든 분들이 부처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날
한국불교 태고종 종정 혜 초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