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造船) · 해운업(海運業)종을 중심으로 대량실업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대량실업사태는 국내경제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량실업사태가 예고되는 조선 · 해운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의 암울한 그림자는 비단 조선과 해운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삶의 가치를 포기하는 20~30대를 지칭해 등장한 ‘N포세대’는 우리가 하루빨리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교계는 양력 5월 14일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표어는 ‘자비로운 마음 평화로운 세상’이다. 우리가 진정 평화로운 세상을 느끼려면 경제적·사회적 약자와 ‘N포세대’에 대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중생 누구에게나 ‘불성(佛性)’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불성은 달리 말해 희망이며 꿈이다.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원이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오신날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없다면 부처님오신 참뜻은 무의미하게 여겨질 뿐이다. 이를 깊이 헤아려 봉축위원회는 올해의 봉축행사를 꿈과 희망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주길 바란다. 단순히 불자들만의 축제행사로 치우쳐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꿈과 희망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란 다름 아니다. 포기와 절망 대신 도전과 희망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들이 봉축행사에 함께 어울림으로써 우리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으로 더욱 빛날 것이다. 세등명(世燈明)의 세상은 그럴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봉축위원회는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런 점에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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