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94년 종단개혁백서》가 발간돼 지난 1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정식을 가졌다. 94년 개혁불사 2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이름으로 발간된 이 책은 해방 전 50년 근대불교가 남긴 과제에서부터 94년 종단 개혁의 전개과정과 이후 들어선 개혁회의의 운영과정, 당시 종단 개혁 주역들의 인터뷰까지 조계종의 근 현대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 책 치사를 통해 “종단의 미래를 여는 개혁정신”이라고 함축해 표현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종단 개혁불사는 94년 당시 완성된 것이 아니다”면서 “2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우리 종단의 대작불사다. 모든 종도가 한마음으로 94년 개혁불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종단의 밝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나아가자”고 했다.

94년 종단개혁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 달랐다. 성공한 개혁이라고도 평가되지만 미완의 개혁이라는 꼬리표도 늘 따라 붙었다. 자승 총무원장의 말처럼 94년 종단개혁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성찰하며 항상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역사다. 단순히 책을 냈다고 부처님께 고불하고 봉정하는 등 해프닝으로만 남을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하 종단 상황이 이를 잘 말해준다. 동국대와 용주사 사태는 종단의 개혁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사실을 반증해주는 대표적인 상황이다. 이를 종단 지도부가 눈감고 외면하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94년 종단개혁정신을 저버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자승 총무원장이 스스로 고백하고 있듯이 “20여년이 흐른 지금 개혁정신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 종단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혁백서는 인적 청산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지금도 청산해야 할 범계승들은 수두룩하다. 개혁의 불꽃이 다시 지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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