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카미트라 법사
“정법의 목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있고,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불교의 원리입니다. 사회적 평등을 이야기 하지 않고 지혜와 자비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좀 더 사회 개혁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대승불교가 할 일이고 불교가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가 아닐까요?”

영국 출신의 인도 인권운동가 로카미트라 법사가 신대승네트워크(수석대표 이영철)의 창립 기념 초청 좌담회서 ‘실천불교’의 의미를 역설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11일 오후 7시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에서 ‘Peaceful Revolution(평화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조성택 고려대 교수, 민정희 아시아불교싱크탱크 사무총장과 대담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1920년대부터 인도의 불가촉천민제 철폐운동에 앞장서온 암베드카르 박사의 신불교운동을 중심으로 불교의 사회 참여에 대해 설명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암베드카르는 종교가 세상에 기여하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종교는 미신이 아닌 인간의 이성·과학과 일치해야 하고, 둘째 자유와 평등, 박애의 기본원칙을 인정해야 하며, 셋째 빈곤을 신성시하거나 고상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유일한 종교가 불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이어 “불법은 곧 도덕성이자 윤리이다.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혁명 정신이 나의 사회철학이며, 앞서 말한 세 가지 가치는 이미 2500년 전 붓다의 가르침에 담겨있던 것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박애에 있고 불법의 핵심 역시 박애와 사랑에 있다”고 강조했다.

▲ 인도 인권운동가 로카미트라 법사는 11일 신대승네트워크 창립 기념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조성택 고려대 교수, 민정희 아시아불교싱크탱크 사무총장과 대담을 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이런 맥락에서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주창했다. 그는 “평등이나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 하지 않고 지혜와 자비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법을 실천하는 것은 세상에 어떻게 참여하는 지와 연관된다”며 “개인의 구원에 몰두하고 사원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상좌부의 한계를 넘어 좀 더 사회 개혁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대승이 할 일이고 불교가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헬조선’과 ‘흙수저’라는 신조어로 대변되는 현대의 자본적 계급론에 관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담론이 필요한 때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극단적 빈곤과 차이를 피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방식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로마키트라 법사는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TBMSG)의 대표로 스물여섯 살 때 영국 출신의 승려이자 불교지도자인 상카락시타 법사를 만나 불교에 귀의했다. 인도의 불가촉천민의 평등한 권리와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온 공을 인정받아 제12회 만해대상 평화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인도 현지에서 불가촉천민 인식 개선을 위한 인재양성기관인 나가로카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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