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經)을 설하는 연유(緣由)

1.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남자(善男子)야, 비유하건대 가난한 집에 귀한 보배가 있는 것 같아서, 능히 보배가 스스로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주인이 보배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또 말해주는 사람도 없으면 그 사람은 능히 이 보장(寶藏)을 개발하지 못하니라, 일체중생도 이와 같아서 여래의 큰 보장(寶藏)이 자신의 몸 안에 있으나, 그것에 대해 듣지도 알지도 못하고, 오욕(五慾)의 유혹에 빠져 생사에 윤회하여 무한한 괴로움을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중생의 몸 안에 여래장이 있음을 관(觀)하시고 모든 보살을 위하여 이 법(法)을 설하셨느니라.” - 여래장경(如來藏經)

2. 중생들이 악도(惡道)에서 받는 고통이 극심하여 견디기 어려움을 듣고,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악도에 떨어지지 않는 인연(因緣)을 드러내고자 이를 설하는 것이다. -사제론(四諦論)

3. 모든 범부(凡夫)들은 여러 다른 진리(諸別異諦)에 각자 집착하여, 자신은 옳고, 남은 그르다는 집착으로 인해 서로 다툰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가장 뛰어나 죽음도, 싸움도, 대립이 일어남(更起)도, 전도(顚倒)함도 없는 성스러운 진리(聖諦)의 지혜를 드러내고자 이를 설한다. - 사제론(四諦論)

경법(經法)의 이익(利益)

4.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돌아간다. 젊었던 모습은 모두 늙어 변해지고 건강했던 몸은 병으로 쇠약해지기 마련이므로 이를 면할 수 없다. 설혹 묘고산(妙高山)이라 할지라도 세월이 지나면 허물어지며, 큰 바다가 비록 깊다하더라도 역시 또 말라 없어지며, 대지(大地)와 일월(日月)도 때가 되면 모두 없어지니, 일찍이 한 물건도 무상(無常)을 비켜갈 수 없었다. 위로 비상천으로부터 아래로는 전륜성왕에 이르기까지 7보의 재물이 가득하고, 천자(天子)들이 둘러싸고 있더라도 그 수명이 다하면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죽음의 바다 속에서 떠돌게 된다.
그러므로 연(緣)을 따라 많은 괴로움을 받고 삼계(三界)를 떠도는 것이 마치 우물 속의 도르레(汲井輪)와 같으며, 누에가 고치 속에 스스로 갇히듯이 더없이 존귀한 여러 세존과 독각(獨覺), 성문중(聲聞衆)도 무상한 육신을 버렸거니와 하물며 범부(凡夫)의육신이야 말할 것도 없으리라. 부모, 처자, 혈연, 권속(眷屬)이 생사를 달리하는 것을 보게 되면,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권하니, 잘 들어서 무상한 것들을 여의고 마땅히 불사문(不死門)으로 들어갈지라. 부처님의 가르침은 감로(甘露)와도 같아 번뇌를 없애고 열반에 이르게 하니 한 마음[一心]으로 잘 들으면 모든 번뇌를 없앨 수 있느니라. - 불설무상경(佛說無常經)

5. 이 경전을 잘 들으면 깨달음[菩提]을 증득하게 되어, 극락정토세계를 보게 되리라.
- 관찰제법행경(觀察諸法行經)

6.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착한사람이 부처님의 밝은 가르침[明法]을 듣고 한 마음으로 감응한다면 하루도 좋고, 하루가 안 되면 반나절이라도 좋고, 반나절이 안 되면 한 시간도 좋으며, 한 시간이 안 되면 반시간도 좋고, 반시간도 안 된다면 잠시라도 좋으니, 그 복은 헤아릴 수 없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다.
- 불설견의경(佛說堅意經)

7. 만약 이 경전을 듣는 자는 스스로 어리석음[愚痴]을 깨치고 무명(無明)을 파하여 모든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 무소유보살경(無所有菩薩經)

8. 의심하는 자는 모두 마땅히 가르침을 들어야 한다. 듣고 뜻을 이해하면 곧 깨닫게 되고, 깨달음을 증득하면 신심(信心)이 곧 생기게 되며, 신심이 생기면 기쁨(喜樂)이 생기고, 기쁨이 생기면 차례로 문혜(聞慧)와 사혜(思慧)와 수혜(修慧)가 생겨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증득하게 된다. - 입대승론(入大乘論)

9. 만약 부처님 가르침 한 구절 게송이라도 듣고 아주 기뻐한다면 3천대천세계에 충만한 보배 덩어리를 얻는 것보다 낫다. 한 구절의 가르침은 바른 깨달음으로 이끌 수 있고, 보살행(菩薩行)을 깨끗하게 하니, 아주 기뻐하는 것이 존귀한 지위를 얻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설혹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선남자야, 나에게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한 구절 가르침이 있는 바, 이는 바른 깨달음을 이끌어 내고 보살행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 그대는 듣겠는가? 이제 몸을 큰 불구덩이에 던져 큰 고통의 번뇌를 받겠다면 마땅히 그대를 위해 설법하겠다.”고 하자.
보살은 이를 듣고 아주 기뻐하며 답하기를 “제가 만약 앞서의 말씀 하신 그 한 구절의 가르침의 뜻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이제 불구덩이의 양이 3천대천세계와도 같고 치성한 불이 가득하더라도 저는 오히려 (몸을) 던질 것이니, 하물며 작은 불구덩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대지옥에 오래 머물며 큰 괴로움이라도 받아도 되겠거늘, 하물며 그 밖의 조그마한 고통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라 할 것이다. - 유가론(瑜珈論: 瑜伽師地論)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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