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 6일 대전에서 가진 전국 범행단 결성대회에 앞서 장로 10명 장로니 10명 총 20명의 장로(니)를 추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사장 법진 스님은 부처님 재세 당시 밧지국의 일화를 들려주며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법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해졌다. 통칭 칠불쇠법(七不衰法) 또는 칠불퇴법(七不退法)으로 불리는 이 가르침은 현대사회에서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덕목들이다. 특히 어른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국가의 강성을 가져온다는 부처님의 말씀은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어른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사회학자들의 진단이 나온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불교에서 장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장아함경》 권8 ‘중집경’에서는 장로에 대해 세 가지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연기장로(年耆長老)로서,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출가한지 오래되어 법랍이 높은 스님을 말한다. 둘째는 법장로(法長老)로서, 교법에 정통하고 학덕이 높은 수행자를 일컫는다. 셋째는 작장로(作長老)로서, 세속에서 거짓 이름으로 부르는 출가자로 그저 이름뿐인 장로를 지칭한다. 초기 교단은 세 번 째의 작장로를 특별히 경계했다. 이름뿐인 장로란 결국 어른에 대한 무시와 홀대를 부른다. 그렇게 되면 사회학자들의 진단처럼 범계와 범법이 난무하게 돼 승가공동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재 조계종단과 선학원의 갈등구조도 따지고 보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어른들이 부재하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선학원을 무대로 한 정화이념으로 조계종을 탄생시켰던 어른들은 이미 우리 곁을 떠났다. 다만 그 뜻을 유지해야 할 후학들이 삿된 이익에 빠져 분란을 조장하고 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선학원 장로(니) 추대는 전통승가의 회복을 기도하고 나아가 청정종단을 구현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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