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양호 작 ‘von Geist - 아는 것을 버리다’, 162×130cm, mixed media on canvas, 2015

둥근 원은 불교에서 ‘모든 것이 공(空)함’을 상징한다. 마음을 깨달아가는 것을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의 8번째 그림 ‘인우구망(人牛俱妄)’도 일원상이다.

선불교에서 깨달음의 상징으로 널리 쓰이는 원을 예술작품으로 심화시켜온 윤양호 작가가 ‘von Geist - 아는 것을 버리다’를 주제로 32번째 개인전을 4월 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 갤러리 고도에서 갖는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원을 여러 가지 형태와 색채로 표현한 ‘아는 것을 버리다’ 연작을 선보인다.

작가의 원 그림은 단순하지만 에너지가 가득하다. 한두 개의 원으로 화면을 장식하기도 하고, 수십 번 혹은 수백 번의 붓질로 원을 그려내기도 한다. 어린이의 그림처럼 삐뚤빼뚤한 원상을 그려내는가 하면, 파란색으로 채색한 화면 위에 같은 계열 색 원을 그려 화면을 유심히 관찰하도록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 대부분이 원을 그린 회화 작품이지만 작가는 1996년 독일로 유학하기 전까지는 비디오 설치 예술을 했다. 유학 후 작업을 회화로 바꾸면서 인간과 사물, 생명과 우주를 망라하는 통합적 의미의 상징인 원에 천착해 왔다.

미술평곤가 박래경 씨는 “윤양호 작가는 동양의 불교, 특히 선불교에서 깊은 깨달음의 상징이 되는 원의 의미를 자기 나름대로 예술로 심화시켜 나갔다”며, “윤양호의 작업 속에서는 종교적, 철학적, 미학적 원의 의미가 정신적으로 조형적으로 승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윤양호 작가는 한성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국립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20회, 독일 12회 등 32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선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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