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요사업의 하나로 꼽았던 장로원 구성과 범행단 결성이 이루어졌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은 장로(니) 추대식 및 범행단 결성대회를 6일 오전 11시 대전 리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200여 명의 스님과 신도 200여 명 등 4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했다.

제1부 장로 추대식과 제2부 범행단 결성대회로 나뉘어 교무이사 한북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선학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홍보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 제1부 장로 추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사장 법진 스님.

이사장 법진 스님은 인사말에서 부처님 재세 당시 ‘칠불쇠법’과 관련된 밧지국의 가르침을 소개한 후 “요즘 우리 사회와 교단을 지켜보면 모실 어른도 없고 모시지도 않는다고 불평한다. 어른을 모시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많은 사건과 병폐들이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진 스님은 이어 “법구경 권19 봉지품에서는 ‘자비롭고 어질며, 진리에 밝고 심행이 깨끗하면 장로로 칭한다’고 하였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신 장로, 장로니 큰스님들은 세납 70세 이상,법납 40세 이상의 비구, 비구니 스님들로서 진리에 밝고 마음과 행위가 맑고 깨끗하신 분들이다”고 말했다. 법진 스님은 또 “재단은 앞으로 장로원을 통해 세상에 밝혀나갈 법등의 지혜를 구할 것이며, 스승의 덕을 빌려 교법을 다져나가는 한편 장로원을 재단의 정신적 귀의처로 받을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법진 스님은 범행단 결성의 의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앞으로 우리 재단의 장로원과 범행단이 종단 안팎의 귀감이 되어 행업을 잘 닦는 수행자가 존중되고, 정법이 사법을 능히 물리치며, 사악한 계책이 통용되는 사회를 방지할 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 충북 범행단장 지광 스님이 장로원기를 중앙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 장로 장로니에게 사부대중 대표로 비구 일광 스님과 비구니 영은 스님이 삼배의 예경을 올리고 있다.

이어 첫 제작된 장로원기가 충북 범행단장 지광 스님에 의해 단상 중앙에 세워진 가운데 이날 참석한 장로 장로니 스님들이 한북 스님의 호명에 따라 차레로 단상에 마련된 자리로 이동해 착석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장로(니) 스님들에게 각각 장로 가사 및 휘장을 봉정했다. 사부대중이 장로 장로니 스님들에게 삼배로써 예경을 표하자 아산 보문사 영산합창단이 축가로서 장로 장로니 추대를 축하했다.

팔달사 회주 혜광 스님은 법어에서 《중아함경》 제5권 ‘성취계경’ 출전의 ‘범행자의 애경과 존중을 받는 장로 비구의 다섯 가지 법’에 대해 소개하고 “민족불교의 전통을 지키고 정화불교의 이념을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불교를 이끌어 온 선학원의 원로들은 따로이 할과 방을 쓰지 않아도 이미 선사의 지위를 획득했으며, 경전 구절을 굳이 들추어내지 않더라도 가야 할 방책을 이미 터득했다”고 말했다.

▲ 장로를 대표하여 법어를 하고 있는 팔달사 회주 혜광 스님.

혜광 스님은 또 “우리 재단의 장로원은 행업을 잘 닦고 정법대로 실천하는 이를 우대하는 가풍을 만들어나가야 하겠다. 그럼으로써 거짓 이름으로 권세를 부리는 허명과 불편부당을 지워내야 할 것”이라면서 “역대 설립조사들의 뜻을 잘 받들어 올곧게 현대 및 미래사회에 계승될 수 있도록 선학원을 지켜나가는 것도 우리 노승들에게 주어진 임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사장 법진 스님이 장로 혜광 스님에게 가사 및 휘장을 봉정하고 있다.

선학원이 추대한 장로는 혜광 스님(수원 팔달사), 보운 스님(진주 천진선원), 적조 스님(합천 무학선원), 지현 스님(포항 일출선원), 대운 스님(양주 지장사), 대허 스님(경주 보문선원), 정오 스님(대구 금호선원), 만상 스님(울산 성불선원), 성도 스님(군위 안락선원), 성범 스님(대구 염불선원) 등 10명이다. 장로니는 정덕 스님(서울 인과선원), 종열 스님(대구 청수선원), 정수 스님(서울 북악사), 설호 스님(공주 동해선원), 대련 스님(서울 무애사), 제철 스님(김천 대휴선원), 경은 스님(대전 붓다선원), 상용 스님(영주 석륜선원), 보광 스님(과천 문천선원), 상원 스님(서울 보명선원) 등 10명으로 총 20명이다.

제2부 범행단 결성대회는 이사장 법진 스님이 범행단기를 범행단장 송운 스님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범행단장 송운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선학원에서는 1941년 2월 26일부터 10일간 큰스님들을 초청하여 유교법회를 개최하고 범행단을 조직하였다”면서 “범행단은 선학과 계율을 수호하고 선양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수좌들이 조직한 모임으로 당시 선학원 계열의 스님은 전국 6천 여명의 승려 가운데 불과 3백여명에 불과했지만 그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고 말했다.

▲ 제2부 범행단 결성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범행단장 송운 스님.
▲ 범행단장 송운 스님이 이사장 법진 스님으로부터 단기를 건네받은 후 힘차게 흔들어 보이고 있다.

송운 스님은 이어 “그리고 75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범행단을 조직하기에 이르렀다”며 “현하 한국사회는 다종교 다문화의 범람 속에 불교와 불교문화가 침탈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사법이 횡행함으로써 정법이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조계종 일부 권승들이 선학원을 와해시키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운 스님은 “이에 따라 우리는 75년 전 그 기개와 의지로 오늘 범행단을 결성한다”면서 “범행단은 대외적으로 마강법약의 시대에 불법을 수호하고자 활약할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외부 불순세력으로부터 재단을 수호하기 위해 진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송운 스님이 각 지역 범행단장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인사말 후 범행단 부단장 종근 스님이 ‘범행단 발기문’을 낭독하고 경기 범행단장 영주 스님이 채택된 ‘범행단 6대 강령’을 발표했다. 또 재가자 범행단을 대표하여 김용희 우바새 이선영 우바이가 공동으로 선서문을 낭독했다.

송운 스님은 범행단 각 지역 대표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부단장겸 서울지역 대표는 종근 스님, 부산지역 철오 스님, 경기지역 영주 스님, 경남지역 황명 스님, 경북지역 원명 스님, 충북지역 지광 스님, 대구 강원지역 한북 스님이다.

아산 보문사 영산합창단이 범행단 결성을 축하하는 축가에 이어 이날 행사는 사홍서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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