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각회에 소속된 불자 국회의원들이 여야 각당의 공천과정에서 대거 탈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본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절반 이상이 공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의원 공천을 놓고 종교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 우리나라 헌법엔 엄연히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시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자면 불교계가 너무 안일하게 총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14일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의 충격적인 컷오프 소식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주호영 의원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독실한 불교신자다. 불교 소식에 정통할 뿐 아니라 웬만한 스님들과 안면을 트고 지내는 마당발이다. 그가 불교계를 위해 벌인 의정활동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19대 총선 때 대구 기독교총연합회와 템플스테이반대대책위원회가 당시 한나라당 공천위에 진정을 넣어 막바지 단계까지 공천이 확정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었다고 한다.

주 의원은 그간 사회 지도자로서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르거나 부정하고 불합리한 입법활동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그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에선 경합자가 없었음에도 여성우선추천지역이란 이유를 들어 그를 컷오프 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15일 개원한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주 의원의 공천 재심사를 촉구하는 스님들의 서명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민의를 대신할 국회의원의 공천심사과정은 국민의 감시와 질책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새누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 공히 정각회 의원들을 대거 공천 탈락하는 것을 예사로이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본다. 다른 종교계에선 당을 만들어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불자의원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건 깊은 반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깊은 관심과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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