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해 마음 다스려야

 

불교 경전 『아함경』에서 뽑은 인용문과 그 주제를 풀어 쓴 에세이 형식의 97개 글 모음집. 나를 알기 위하여, 욕심 없이 살기 위하여, 깨닫기 위하여,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등 네 개의 주제로 책을 통해 ‘마음 다스리는 법’을 전하고 있다.

이학주 엮음 | 시공사 발간

지구상 종교 중 불교만큼 경전의 내용이 방대한 종교도 없을 것이다. 기독교의 성경이나 이슬람의 코란에 비하면 불교의 경전은 그 압도적인 양의 차이나 가르침의 다양성이 확연하게 뛰어나다.
문제는 불자나 일반 사람들이 경전을 접할 수 있는 통로나 방법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팔만대장경을 내세우지만 일반 국민들이 마음 내어 읽으려 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주요 경전이 어려운 한자어로 되어있고 독서량이 엄청 많으며, 대부분의 사찰이나 불자들이 읽기로서가 아니라 주문식 독송 습관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에서 펴낸 『벽 틈으로 바람 들어오듯 마음 틈으로 욕심 들어온다』는 제목이 암시하는 내용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우리 인생의 연관성을 알게 해주는 불교 경전 읽기 안내서이다.
불교의 근본 경전인 아함부 경전의 주요 내용을 한글로 소개하면서 시사성 있는 내용과 함께 현대인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도 '아, 바로 이런 깊은 뜻이…'라고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경전 읽기 안내서이다.
우선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과연 경전 해설서인지 해학적 수필인지 분별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다. ‘팔자려니 하라고?’ ‘원조 왕따’ ‘폼생 폼사’ ‘장작 속에 불이 있을까?’ ‘행복에는 성적표가 없다’  ‘향수와 똥물의 차이’ ‘얼굴은 추천장 마음은 신용장’ 등…. 제목만 튀는 것만이 아니라 그 내용 또한 그러하기에 일반 대중이 쉽게 잡을 수 있는 대중화된 대장경의 한 부분이다.
흥미와 시사를 함께 담으며 부처님 가르침의 본질을 정확히 알려주는 이런 경전 해설서가 불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좋은 인연을 맺어 주리라 확신한다. 특히 불교계에는 누구라도 쉽게 답하기 힘든 어려운 선문답이나 현학적 서술로 독자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불서들이 너무 많고, 쉽게 표현하면 불교의 진리를 훼손하는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들이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 불자들은 알고 있으리라.
불교와의 만남을 신비주의나 명상 수행법, 영혼 담론, 고급화된 사주팔자 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전이나 경전 안내서가 부족한데 그 원인이 있다. 실제로 불교를 왜곡 이해하고 있는 그들의 무식을 탓할 만큼 충분한 불교 안내서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이런 경전 해설서가 각 경전별로 충분히 나와 진리의 세계로 가는 안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대장경 한글불사를 일궈낸 역경원의 한 때 모토가 “까마귀 까치도 보면 알 수 있는 경전을 만들자”라고 한다. 요즘 말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전으로 번역하자는 그 주장은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전과 그 감상법을 현재의 코드에 맞게 쓴 『벽 틈으로 바람 들어오듯 마음 틈으로 욕심 들어온다』는 불자들이 한번쯤 잡아봄직한 불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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