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철을 맞은 납자들은 고행과 난행, 희사, 불공, 참회, 기도 등 다양한 행업을 실천하기 위해 선방을 떠난다.

동안거 기간 부산 묘관음사(주지 서강 스님)선방인 길상선원에서 본래면목을 참구하던 수행납자들이 22일 3개월간의 수행정진을 회향하고 만행길에 올랐다. 해제일을 맞은 납자들은 이제 고행과 난행, 희사, 불공, 참회, 기도 등 다양한 행업을 실천하기 위해 머무름 없이 선방을 떠났다.

1943년 운봉 스님이 창건한 묘관음사는 운봉 스님 입적 후 법제자인 향곡 스님의 중창으로 한국불교 선풍 진작에 이바지해왔다. 제14대 선학원 이사장을 지낸 현 종정 진제 스님도 이곳에서 스승 향곡 스님에게 법을 인가받았다.

을미년 동안거 기간 동안 묘관음사 길상선원에는 8명의 수좌가 방부를 들였다. 수좌들은 오전 3시부터 6시, 8시부터 11시, 오후 2시부터 4시, 7시부터 9시까지 입선과 방선을 거듭하며 정진했다.

“조석(朝夕)으로 대오견성을 발원하고 구경각(究竟覺)에 이를 때까지 절대로 물너나지 않겠다는 철두철미한 신심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마음으로 화두를 챙기고 의심해야 한다”는 진제 스님의 을미년 동안거 해제 법문처럼 길상선원 수행납자들 역시 화두일념으로 석 달을 보냈다.

▲ 묘관음사에서 동안거를 난 수좌들이 22일 해제일을 맞아 바랑을 메고 절을 나서고 있다.

지난 동안거 기간 동안 음으로 양으로 수좌들의 수행을 외호해온 묘관음사 대중들도 동안거 회향을 기념하면서 이날 오전 11시 30분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묘관음사 대중 50여 명은 경내 대웅전에서 예불을 봉행한 뒤 인근 임랑해변 방파제로 자리를 옮겨 장어 치어를 방생했다. 방생법회 동참비는 국제협력단체 지구촌공생회에 기부된다.

묘관음사 주지 서강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출가자와 재가자의 차이는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부여되는 24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쓰느냐에 따른 것”이라며 “재가불자도 불법을 향해 마음을 먹으면 일로정진할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묘관음사 사부대중은 동안거 해제와 보름을 맞아 임해변에서 방생법회를 봉행하고 장어 치어를 바다로 돌려보냈다.

부산=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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