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도회는 조계종 집행부에 소속된 외호단체인가? 최근 중앙신도회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형남 중앙신도회 사업감사는 지난 달 26일 창립 61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직전에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감사보고를 통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 가운데 중앙신도회 목적에 대한 임원들의 인식이 부재하다는 지적은 조계종단의 해종언론 지정에 따른 언론탄압과 관련해 나온 것이어서 특별히 주목됐다. 김 감사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해종언론’ 대책이 결의된 지 하루만에 지지성명을 발표한 것은 신도회의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면서 “더욱이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취합하는 의결과정 없이 종권에 발을 맞추는 형식으로 언론탄압에 동참한 것은 구성원들의 공감을 형성하지 못한 처신이다”고 강조했다. 김 감사는 또 중앙신도회장이 해종언론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직책을 맡으며 법률적 대책에도 참여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그러나 김 감사의 이러한 지적은 ‘쇠귀에 경읽기’에 불과했다. 이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된 창립 61주년 기념식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해 중앙신도회 창립을 축하했다.

이들 정관계 주요인사와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중앙신도회 임원들이 중앙연단에서 창립기념 축하케이크를 컷팅하며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을 즈음 이날 취재차 찾아 간 <불교닷컴>기자는 취재현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언론탄압에 동참키로 결의한 중앙신도회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다.

중앙신도회는 이번 행태와 관련 자신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주기 바란다. 조계종 집행부의 부설기구인지 자승 총무원장의 홍위병인지 처신이 분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신도회를 계승한다는 입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61주년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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