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개혁으로 불리는 1983년 ‘비상종단운영회의’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비상종단의 개혁종책과 당시의 역사를 통해 미래 한국불교의 좌표를 설정한다는 취지에서 비상종단개혁종책연구모임(이하 연구모임)도 만들어졌다. 연구모임 이희선 회장은 “연구모임에서는 비상종단 시기, 비상종단이 들어서서 활동하다 좌초해 종권을 물려주기까지 전 과정에 대해 자료수집과 조사·분석·평가를 통해 비상종단을 정리하고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비상종단이 잊혀진 역사가 아니라 필연의 과정으로 조계종사 한 페이지로 남기고자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83년 비상종단의 좌초에 대해서 지금도 안타까워하는 불자들이 적지 않다. 당시 비상종단에서 내놓은 종책들은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것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6부중 제도의 도입은 출가자 중심의 교단 운영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중앙종회 폐지 역시 지나치게 세속화되고 있는 종단운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유발육식 허용 · 대처승 인정 등 일부 언론방송이 진의를 왜곡해 보도하고 내부적으론 성급하게 개혁안을 추진하려 했던 것이 역풍을 맞아 좌초됐던 게 저간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다시금 재조명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다만 한 가지 당부하자면 무엇을 잘했느냐보다 어떤 것이 잘못됐을까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것이다. 역사는 기록으로도 중요하지만 현실반영이 그보다 더 값진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성찰은 현실의 정직한 거울로 나타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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