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재단 회의실에서 불기 2560년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 스님)이 올해 안국동 중앙선원 자리에 최신식 건물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완공하고 성대한 개관식을 갖는다. 또한 상반기중 장로원과 범행단이 정식 출범한다. 설립조사의 한 분인 만해 스님 추모행사는 입적 기일에 맞춰 6월 달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집중 봉행키로 했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19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재단 사무처 회의실에서 총무이사 송운 스님, 교무이사 한북 스님, 재무이사 정덕 스님이 배석한 가운데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일명 선학원백주년기념관으로도 불리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은 2014년 11월 20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착수해 현재 80% 가까운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대지면적 814.10㎡에 지하 4층 지상 2층 연건평 1991.74㎡(602.51평)로 기념관이 개관되면 △한국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 한국불교문화 창달 △선학원 설립정신의 현대적 계승 △내외국인 상대 불교전통문화 관람 및 체험 △문화·교육·공연·전시·학술행사 등을 비롯해 재단의 행정과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기념관은 9월 중 완공돼 정·관계 인사 및 교계와 재단 전국분원장 및 신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성대히 가질 예정이다. 이어 10월 초순엔 기념관 개관을 기념한 학술회의도 마련해 놓고 있다.

▲ 교계언론은 이날 이사장 법진 스님이 법인관리법을 폐지하면 이사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주목했다.

 만해 스님 추모사업 6월에 집중 봉행

설립조사 만해 스님의 추모사업은 5월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전으로 시작된다. 시와 산문부문 각 최우수상 1명과 우수상 2명을 선정해 6월 만해 스님 추모 예술제에서 시상하고 발표도 한다. 6월 1일엔 추모 학술제가 성북동 정법사 무설전에서 개최된다. 청소년 문예공모전 시상식이 포함돼 있는 예술제는 6월 1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음악과 춤과 시가 어우러지는 이 자리에는 선학원 분원 합창단들이 대거 참여한다. 입적 72주기를 맞는 6월 29일 추모 다례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봉행된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대종단 관련 선학원 입장에 대해서도 밝혔다. 법진 스님은 먼저 법적 갈등요인의 해소를 촉구하면서 “종헌 9조3항과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의 폐지가 선행되면 언제든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계산림 개설과 승적업무의 독립적 수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법진 스님은 또 재단분열책을 중지할 것도 아울러 요구했다. 특히 조계종이 재단내부 간섭과 임원·분원장 간 분열 및 음해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진 스님은 “100인 대중공사와 언론을 이용한 여론 호도도 문제지만 자칭 선미모와의 연대를 통해 임원진을 공격하고 재단을 분열하는 획책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로원과 범행단 결성은 올해 재단의 신규사업이다. 지난해 4월 22일 제정된 장로원법과 교구법에 근거해 올해 상반기 중 장로원이 구성되고 범행단이 출범한다. 장로원은 재단과 분원 발전에 기여한 세납 70세 법랍 40이상의 장로(니)로 구성된다. 범행단은 선학원 소속 분원장 및 도제와 신도들로 구성되며 정법의 수호 및 결사, 재단과 분원 수호 및 상부상조 등의 역할을 한다.

도제장학금도 지속적으로 지급된다. 현재 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 도제장학금은 32회째를 맞고 있다. 선학원 소속 창건주·분원장 도제로서 소속 분원장의 추천을 받은 승가대 및 국내외 일반대학과 대학원의 불교학과 및 관련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스님을 대상으로 1학기와 2학기로 나눠 각 지급된다.

▲ 기자회견에 배석한 총무이사 송운 스님(왼쪽)과 교무이사 한북 스님.

법진 스님은 선학원 부설 한국불교선리연구원 학술사업도 소개했다.

선리연구원 학술상은 학술연구지원비 금액을 늘려 현행 우수상 1명, 학술상 3명을 선정해 시상해오고 있다. 금년에는 9월 중 공모해 10월 중순 쯤 학술상 시상식을 가질 계획이다.

또 선리연구원이 발행하는 <선문화연구>는 학술연구재단 등재지로 올라 있는 교계의 8개 학술지 가운데 하나로 법진 스님은 “지속적인 연구지원으로 등재지 자격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문화연구>는 올해에도 전반기(제20집)와 하반기(제21집)에 발행된다.

다음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법인관리법과 관련해 100인 대중공사가 안건으로 채택해 다룬다고 하는데 여기에 참여할 의사는?

 
"현재 갈등의 발단은 합의 없이 제정한 법인관리법"

  종단과 재단이 법인관리법으로 현재 이렇게 심각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화의 첫걸음은 무조건 법인관리법의 폐지에서부터 시작돼야지 지금 그것을 놓고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법인법을 놓고 이미 대화를 많이 했다. 의견 개진도 많이 했다. 우리는 분명히 그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종단에서 (법인법을)만들었다. (2002년 합의가) 깨지는 것이냐 하니까 깨지는 것이다 해서 지금 갈등이 심화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이 법인법이면 이걸 깨야 옳다. 합의 없이 만들어진 법인관리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무용지물이다.

-장로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재단에서 장로들의 경륜과 지혜를 도움받고자"

연세 70세 법랍 40세 이상 분원 발전에 지극한 공로가 있는 분을 장로(니)로 모신다. 우리 승가가 고령이다. 아시다시피 입산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노장들을 재단에서 끌어안고 그분들끼리 상부상조하게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그분들의 지혜가 재단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역할이다.

-범행단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예전 선사들의 뜻을 계승해 재단을 스스로 보호하고자 결성"

범행단은 제가 기억하기에 1941년 선학원에서 만들었다. 당시 의지는 첫째, 일제에 대항해 민족불교를 수호하고 스스로 지계청정하며 수좌를, 선학원을 보호하자는 뜻에서 발족됐다. 그 뜻을 계승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다종교 사회에서 여러 가지 종교간 갈등도 있을 수 있고 외부로부터 억압받을 수 있고 하니 예전 선사 스님들이 그러했듯이 재단도 우리 스스로 수호하고 잘 지켜나가자는 의미에서 범행단을 결성하는 것이다.

-9월에 중앙선원 자리에 백주년기념관이 완공되는데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선학원 설립정신 재해석 현실화 근본도량"

사실 선학원이 역대 이사장들이 애쓰신 가운데 발전해왔다면 현대사회는 다양한 정보와 다양한 종교가 존재한다. 이런 복잡다단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한국불교 특히 선학원의 설립정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대적 재해석이 필요하다. 한국불교 뿐 아니라 선학원과 선수행의 재해석 차원에서 근본도량으로 역할할 필요가 있다.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 법등 스님이 비구니 스님 성폭행 사건을 이사장 스님이 기획했다고 주장하는데?

 "40대 때 일을 어찌 기획할 수 있나?"

법등 스님이 선학원이 기획하고 어쩌고 하는 주장을 <법보신문> 보고 알았다. 강경대응하겠다고 하는데 사실 법등 스님 문제를 접하고는 저도 깜짝 놀랐다. 세상일은 자기만 모르고 남들은 다 알고 있다고 하듯이 법등 스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 법등 스님 말대로 한다면 40대 때 벌어진 일을 제가 하라고 해서 하고,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았겠는가, 이치에 맞지 않다. 발단이 된 것은 그 당사자가 선학원 도제로서 그 모친이 우리 재단에 진정한 사건이다. 그것을 재단에서 기획했다고 하면 당사자인 비구니를 본인(법등 스님 지칭)에게 갖다 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다면 비구니 당사자와 모친과 법등 스님과 교계언론과 선학원 당사자가 함께 모여 확인하면 될 일이다. 허물을 남에게 돌려선 안 된다. 더욱이 이 건은 돌릴 일이 아니다. 선학원이 기획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몇 십 년 전 일을 어찌 기획할 수 있느냐?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이 있다. 주머니 속에 송곳이 있으면 언제든 삐져나온다. 그런 생각에서 봐야지 기획이란 주장은 당치 않다. 앞서 말했듯이 다자가 회동해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특정 언론에서 창건주 승계하는 과정에서 조계종 승적 제적원 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법인관리법 폐지하면 다 해결될 일"

잘못 전해진 부분이 있다. 분원장 임명 땐 없다. 다만 창건주 위임을 받을 경우에만 제적원 제출하게끔 분원관리규정에 명시했다. 이것도 종단에서 법인관리법을 제정해서 들어간 것이다. 법인관리법에 의하면 종단에서 (미등록)사찰법인관리자는 제적시키게 돼있다. 어차피 이 법에 의해 종단에서 제적되면 그 원성은 누구에게 돌아가겠나? 재단을 원망할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법인관리법 폐지하면 제적원도 필요 없다. 사실 제적원을 받게 된 동기 하나가 창건주 위임이다. 다른 스님이 피땀 흘려 만들어놓은 사찰을 아무런 노력과 대가 없이 받는다고 했을 때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최선을 다해 분원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도 선미모에 가입돼 있는 몇 몇 스님들이 재단을 향해 불편하고 부당한 소리를 하고 있다. 어차피 법인관리법에 의해 제적 당하면 재단 향해 또 불편한 소리 하게 돼있다. 그러니 창건주 위임을 받겠다면 오로지 분원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조로 제적원을 내라는 것이다. 터무니없이 제적원 내라 한 적 없다. 지금이라도 법인관리법 폐지하면 제적원 내라 할 필요 없다.

-선미모에 참여한 50여개 분원 있다 하는데 그 분원장 스님들이 조계종 스님으로 살고 싶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탈종단은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 임원진이 독단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는데 선미모와 대화 의향이 있는가? 

 "선미모는 몇몇이 모여 만든 종단과 궤를 같이 하는 친목단체"

지금 50여 분원이라 하는데 우린 어딘지 모른다. 발표를 안 하니까. 말만 50 몇 군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상임대표 고문 운영위원 명단 밖에 없다. 그 중에 보면 사실 자격 없는 사람이 많다. 고문으로 있는 효경 스님은 창건주도 분원장도 아니다. 현근 스님도 창건주도 분원장도 아니다. 대구 서봉사 경희 스님도 창건주 분원장 위임하고 다 털었다. 그런데 고문이나 운영위원을 보면 자기가 원 창건주인 사람은 별로 없다. 혜욱 명연 스님도 그렇고 고심 현중 스님 다 창건주를 위임받았다. 무진선원 행관 스님은 창건주도 분원장도 아니다. 그런 식으로 돼 있다. 또한 대다수는 창건주 승계를 받은 사람들이지 원 창건주는 아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선미모에 대해선 무시하고 있다. 실체도 정확하지 않고 운영위 고문도 자격을 인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저 몇몇이 모여 만든 친목단체며 종단과 궤를 같이하는 단체라 생각하는 정도다.

-이사회에서 수월선원 감사 실시를 의결했다고 들었다.

 "부산 경남 원로 스님들이 이미 진정서와 감사요청"

잘못 생각하면 표적수사 하는 것처럼 비쳐질지 모르나 수월선원에 대해 감사요청과 진정이 들어온 지 오래됐다. 1년 전 들어왔는데 이번에 또 들어왔다. 지난 번 이사회에서 수월문도회 오라 해서 얘기 들었다. 법상 스님 창건주 승계와 승적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 다 들었다. 그런 후 재단에서 감사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관과 내부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도 있다. 특히 진정서는 종단 원로 스님들이 서명해서 보냈다. 부산 경남 원로 스님 대부분 서명 날인해서 보냈다. 어른 스님들이 서명날인해서 수월선원 조사해 달라 하는데 안하고 있는 것도 문제 아니냐? 그래서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마치 법상 스님이 선미모 대표라 해서 표적수사하는 게 아니다. 재단이 무리하게 행정하고 표적수사하고 인사하는 것 아니다.

-이사장 임기가 올해인데 재임의사는?

 "법인관리법 폐지하면 이사장 자리 연연 않겠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조계종에 물어보면?(웃음)
금년 9월이 이사장 임기다. (정관에 의해) 7~8월경 이사장 선출을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 재단에서는 종단과 달리 이사장 자리를 놓고 다수자가 입후보하고 선거운동하고 시끄러운 소리 나오고 불협화음 나온 적 없다. 범행 스님이 18년하고 정일 스님이 12년 했어도 시끄러운 소리 없었다. 왜? 이사장 자리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나눠줄 자리가 많고 누릴 자리가 많은 재밌는 자리가 아니다. 그러니까 서로 하려고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만장일치로 추대해 왔다. 그런데 정상화추진위원장 법등 스님이 다니면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비구니 스님 성폭행 건은 선학원이 기획한 것이고, 또 하나는 선학원 정관에 보면 연임 규정이나 나이 규정이 없어 법진이가 평생 (이사장)해먹을 거다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사실 선학원 이사장 자리 별로 재미없는 자리다. 제가 7년 째 하고 있는데 한 번도 외국여행 다녀본 적 없다. 왜? 우리 등기부등본보면 전국 5백 여개 사찰 대표자가 하나로 돼있다. 소송 일어나면 이사장이 소송당사자다. 대표권을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전과도 붙고 자기도 모르는 새 소송에 휘둘려 있게 된다.
어디 외국 나가려면 정보통신이다 뭐다 해서 민형사소송 걸려 있어 출국제한 받는 경우 적지 않다. 가령 A와 B가 서로 소송이 붙으면 모두 재단을 상대로 하게 돼있다. (우이동 보광사, 김해 보광사의 경우처럼-편집자) 무조건 재단 이사장이 연루될 수밖에 없으니 재미없다는 건 이런 뜻이다.
(이사장 선출과 관련) 재단 이사 스님들은 아무도 걱정 안하는데 법등 스님이 다니면서 걱정한다고 들었다. 재단 이사들은 그때 가서 할 사람이 나오면 만장일치로 뽑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선출 때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제가 했지, 할 사람 있었으면 안 했을 것이다.
법등 스님과 종단에선 내가 이사장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밝히겠다. 법인관리법 폐지하고 재단 인사권, 재산권, 운영관리권 간섭 않는다면 이사장 자리에 연연 않겠다. 종단에서 법인관리법을 철폐하고 재단의 인사권, 재산권, 운영관리권을 예전처럼 간여하지 않고 <종헌> 9조3항을 폐지하면 나도 재단 이사장 연연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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