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13일 신년기자회견을 가졌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대사회적 문제와 관련 화쟁적 관점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갈등을 치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환경 노동 인권 종교평화 등 제반영역과 지역 단위의 화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전문적 문제들을 화쟁의 그릇에서 한데 녹여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승 총무원장의 언급이 진정으로 실천되길 바란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고 지도자로서 이러한 발언이 단순히 선전용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다면 자승 총무원장은 무엇보다 교계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교계언론에 대한 탄압이 그것이다. 과거 독재시절에서나 있었던 언론탄압책이 현재 조계종단내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될 수 없다. 언론에 재갈을 물려놓고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겠다고 한다면 그 말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교계의 특정 인터넷 매체에 대해 조계종 중앙종회와 총무원이 전방위적 탄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15일 현재 73일째를 맞고 있다. 더욱이 해종언론으로 규정한 이유도 분명하지 않다. 납득할만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막무가내로 출입금지 광고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 탄압이며 특정매체의 말살을 노리는 불순한 음모가 아닐 수 없다.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승 총무원장은 “희망의 길벗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뒤에는 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면서 안으로는 길벗은커녕 동행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걸음걸이를 훼방놓는 탄압책을 쓰고 있으니 신년기자회견의 발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자승 총무원장과 조계종 집행부는 일방적으로 뒤집어씌운 해종언론의 딱지를 떼어내고 언론의 자율성과 발전을 기하는 일에 힘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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