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동국대학교 297차 이사회에서 이사와 감사 전원 사퇴를 결의한 것을 환영한다.

비록 결정 시기가 늦었고 농성과 천막을 철회한다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동국대 이사회가 국민의 걱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동국대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겼다.

우선 학교에 대해 재단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간섭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도 지난 해 조계종 5원장이 호텔에서 회동해 총장 후보자들에 대한 사퇴압력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학교에 대한 자립과 자주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재단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이를 간과하고 학교 인사와 재정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학교를 퇴행시킬 뿐이다.

다음으론 새로운 이사 구성에 대한 문제다. 전원사퇴를 결의했으므로 법인행정의 공백은 불가피하다. 이의 후유증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선 학교발전에 정말로 기여할 수 있는 인사들을 선택해 이사로 추천해야 한다. 사태가 진정됐다고 해서 또 다시 어물쩍 옛 인사들로 이사진을 구성할 생각은 애초부터 버려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47대 총학생회 총회결의를 절대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48대 총학생회 집행부가 47대 총학 총회결의를 계승하겠다고 선포했으므로 이는 동국대학교의 지속적인 과제로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책은 학생회에 있는 게 아니라 교수회와 재단 이사회가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동국대 사태를 계기로 학생회와 교수회 그리고 재단이 삼위일체가 되어 학교발전의 주체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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