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 훼불, 악성 언론’으로 낙인찍었다.


해종언론대책위원회(위원장 초격)까지 구성했다. 조계종은 대책위를 앞세워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에서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했다. 경비실 등에 기자명단을 전달해 기자들의 출입도 금지토록 했다. 각 사찰과 기관에는 광고 및 후원을 중단하도록 했다. 간담회도 인터뷰도 금지시켰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사찰, 단체, 승려 등을 감시(사찰)하겠다는 것이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2,700년 전 인도에서 철폐를 부르짖었던 ‘불가촉천민’이 21세기 한국불교에서 탄생한 것이다. 2012년 봄 <월간조선>의 자승 총무원장 비리의혹 보도 무마에 이어진 도박사건으로 촉발된 대대적인 '자성과 쇄신'을 한지 만 3년 만에 총무원은 정론직필하는 두 곳의 언론을 폐간수준으로 숨통을 조이고 있다.

<불교닷컴>이 입수‧보도한 ‘해종언론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계획(안)’, 즉 조계종 ‘언론 국정화’ 방안은 신군부의 언론통제 계획인 ‘전두환의 K(King)공작’과 쌍생아이다. 신군부가 벌인 10‧27법난으로 고통 받은 불교계가 신군부의 K공작과 같은 행위를 불자가 운영하는 불교 언론에 자행하고 있다. ‘

일상화된 수뇌부의 범계에 이어 동국대 용주사 등 삼각편대의 걷잡을 수 없는 비리들이 터지자 언론과 비판승려를 찍어내기에 이르렀다. 반면 자신에게 순응하는 승려들은 주요사찰 주지로 밀고 순치된 언론을 내세워 동료언론을 공격하게 만드는 것은 전두환의 K공작 그대로다.

역린(逆鱗)을 건드린 언론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는 결기에 차있다. 해종언론공동대책위 연루자들 상당수는 범계승, <불교닷컴> <불교포커스>와 친밀한 사이, 자승 원장에게 전향한 인사 등 3가지 특징으로 대변된다. 범계승들의 비리를 움켜쥔 채 친밀한 사이끼리 싸움질을 하도록 하고 충성경쟁을 유도해 전향자들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섬뜩한 저의가 숨어 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언론은 사회의 감시자이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언론의 사명이다. 약자의 인권을 지키고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도 언론이 할 일이다. 불교계 언론인 <불교닷컴>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에 대한 비판, 견제, 감시하는 기사를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부처님말씀을 전하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자자와 포살은 불가의 전통이자 수승한 양속이다. <범망경>등 수많은 경전들이 포살을 장려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비판세력을 제거하는 것은, 자자와 포살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영담 스님을 종회에서 제명한데 이어 ‘제적’의 징계에 회부한 것은, 비판세력은 승려건 언론이건 가리지 않고 '처단'(한 본사주지가 본사주지협의회 참석해 한 발언이다. '불교닷컴은 처단해야 한다'라고)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범계행위의 일상화는 자정능력의 상실에 기인한다. 쌍둥이 의혹, 탱화절도 의혹, 은인표 커넥션 의혹, ‘약속드립니다’ 밀약 문건이 언론 탓은 아니지 않은가. 비판 언론을 없앴다고 비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꼴이다.

불교닷컴은 종교편향의 MB정권이든 현 정권이든 가장 날카로운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불자로서의 양심과 부처님 법을 등불 삼아 운영하고 있다.

혼인증명서가 나와도 문서견책, 성매수를 해도 문서견책, 처자식 신상정보와 사진까지 밝혀졌는데도 호법부 등 종단 차원에서 보호하고, 탱화절도 의혹에도 이사 연임시키고, 표절은 눈감고 있다.

반면 총무원장과 반대파라는 이유로, 이런 저런 의혹, 방치하면 종단의 정체성이 흔들릴 문제점들을 제기한 인사들은 제명, 제적, 멸빈시킨다. 종단의 호법 등 자정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상황에서 바른소리하는 언론마저 없애려는 것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려는 의도와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된 언론이 더욱 필요하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언론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헌법 체계 안에 있는 종교집단 중의 하나이다. 지금이라도 조계종은 헌법을 준수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실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는 어떤 기사가 왜곡됐는지, 더 솔직하게는 종단에서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당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종단은 무엇이 잘못됐다는 것인지, 어떻게 고치라는 것인지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한술 더 떠 두 매체에 대해 곧 ‘소송 폭탄’을 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기사들을 샅샅히 뒤져 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이미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일면 스님이 두 건의 형사 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파사현정에 앞장서 온 불교닷컴은 불교를 사랑하는 분들과 독자 여러분의 질책과 후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불교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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