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단식 50일째를 맞아 재단법인 선학원과 동국대 출신 선학원 분원장 및 도제들은 3일 동시에 긴급성명을 내고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먼저 선학원은 ‘동국대 이사장과 총장이 무조건 물러나야 김건중 학생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죽어가고 있다. 김 군은 파사현정하라는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고자 홀로 단식을 선택했고 50일이 지난 지금 목숨이 경각에 놓여 있다”면서 “수많은 동국인과 불자들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김 군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눈물을 훔쳐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선학원은 “그러나 조계종단과 동국대학교의 최고 지도자들은 이 학생의 절규와 비원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죽어가는 젊은 생명에 아무런 책임과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채 권력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며 철면피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든 출가자는 가사를 받기 전에 불살생계를 최우선으로 수지한다고 밝힌 선학원은 “현재 종단과 학교의 지도부는 모두 이 계를 수지하고 가사를 입은 자들로 이들은 모두 불살생계를 저버린 중대한 범계자들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학원은 “벽암록에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근심만 커진다’는 뜻의 좌구성로(坐久成勞)란 가르침이 있다”면서 “현 지도부가 이러한 가르침을 저버리고 닭 벼슬보다 못한 중 벼슬에 연연한다면 한국불교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며, 불교도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비탄과 자괴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선학원은 이에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무조건적인 즉각 사퇴 △자승 총무원장의 공개 참회와 대국민 사과 △조계종단의 각 법인과 학교에 대한 간섭과 개입 금지 등을 촉구했다.

선학원 동국대 출신 분원장과 도제들도 ‘부처님의 제자라면 나를 버려 모두를 살려야’ 제하의 성명에서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동국대 출신 분원장과 도제들은 이 성명에서 “조계종은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내겠다며 ‘화쟁원탁회의’를 어제부터 주재하고 있지만 이는 ‘독화살의 비유’를 무색케 하는 어리석고도 무책임한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목숨을 건 김건중 후배의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만이 유일한 해법이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부처님께서는 잡아함경 10권 ‘기사경’에서 ‘진실로 내 것이 아니면 모두 버리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주어진 자리가 진실로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를 버림으로써 만인을 살릴 수 있는 길을 걸어야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다.

동국대 출신 분원장과 도제들은 첫째, 동국대학교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즉각 퇴진하고 학교법인은 9.17. 학생총회의 결의사항을 수용할 것. 둘째,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참회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것. 셋째, 우리는 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동국대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회의와 함께 한다는 세 개항의 결의사항을 천명했다.

다음은 선학원과 선학원 동국대 출신 분원장 및 도제들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동국대 이사장과 총장이 무조건 물러나야

김건중 학생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동국대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김건중 군은 파사현정(破邪顯正)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홀로 단식을 선택했고 50일이 지난 지금 목숨이 경각에 놓여 있습니다.

김 군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절망감에 빠져 있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곤 자신은 서서히 뼈와 살을 바람에 내어주고 마지막 파사현정이 실현되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국인과 불자들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김 군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눈물을 훔쳐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계종단과 동국대학교의 최고 지도자들은 이 학생의 절규(絶叫)와 비원(悲願)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걱정을 위선으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젊은 생명에 아무런 책임과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채 권력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며 철면피(鐵面皮)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모든 출가자는 가사(袈裟)를 받기 전에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불살생(不殺生)계를 최우선으로 수지합니다. 현재 종단과 학교의 지도부는 모두 이 계를 수지하고 가사를 입은 자들로서 이들은 모두 불살생계를 저버린 중대한 범계자들입니다.

계율을 지키지 않는 출가자는 부처님의 제자이기를 포기한 자들로서 어떠한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거니와 교단 안에서 미관말직일지언정 어떠한 직책도 맡을 자격이 없습니다. 엄중히 따지면 교단에서 추방돼야 마땅한 인물들입니다.

《벽암록》에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근심만 커진다’는 뜻의 좌구성로(坐久成勞)란 가르침이 있습니다. 깨닫지 못한 채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는 이들을 경책하는 말입니다.

 현 지도부가 이러한 가르침을 저버리고 닭 벼슬보다 못한 중 벼슬에 연연한다면 한국불교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며, 불교도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비탄과 자괴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동국대학교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지금 당장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아무런 조건과 이유를 달지 말고 무조건 물러나야 김 군이 살고 동국대학교가 살며 한국불교가 살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천명합니다.

                                                           다 음

1. 동국대학교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무조건 즉각 퇴진해야 합니다.

2.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공개적으로 참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합니다.

3. 조계종은 이런 사태가 다시금 발생하지 않도록 각 법인과 학교에 대한 간섭과 개입을 중단해야 합니다.

                                 불기 2559년 12월 3일
                                  재단법인 선학원

부처님의 제자라면 나를 버려 모두를 살려야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사퇴를 촉구한다.  

동국대 후배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을 오늘자로 50일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건중 후배는 대학 자치 보장을 위한 종단 개입 반대와 학생권리 혁신을 위한 의제가 실현될 수 있기를 염원하며 청년여래를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이러한 청년여래의 굳건한 의지는 권력의 어떠한 회유와 협박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조계종은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내겠다며 ‘화쟁원탁회의’를 어제부터 주재하고 있지만 이는 ‘독화살의 비유’를 무색케 하는 어리석고도 무책임한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장 목숨을 살리려면 독화살을 뽑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친 권승들 위주로 짜여진 화쟁원탁회의는 왜 화살이 날아왔으며 무슨 독이 묻었는지 따지는 현학적 모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독화살을 뽑는 것이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을 사퇴시키는 일입니다. 목숨을 건 김건중 후배의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잡아함경》 10권 ‘기사경(棄捨經)’에서 “진실로 내 것이 아니면 모두 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야만 긴 밤 동안 안락하다고 하셨습니다.

 동국대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주어진 자리가 진실로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나를 버림으로써 만인(萬人)을 살릴 수 있는 길을 걸어야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불교도의 생명이 언제 끊어질지 모를 위태로움에 놓여 있습니다. 핏줄이 쪼그라들고 얇은 살가죽이 뼈에 밀려 가느다란 숨소리에도 헐떡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생명의 존귀함을 알리고 실천해야 할 출가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으니 삿된 무리가 바로 자신들이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출가자는 모름지기 계율을 생명처럼 여겨야 하는 바, 그 중에서도 불살생계는 계 가운데 으뜸으로서 목숨을 상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악죄라 할 것입니다.

 조계종단의 권승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닭 벼슬보다 못한 중 벼슬에 집착해 권력을 놓지 못한다면 한국불교는 파산선고를 면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우리 재단법인 선학원 동국대 출신 분원장 및 도제들은 다음과 같은 결의를 통해 현 난국을 타개해 나가기를 천명합니다.

                                                                      다 음

하나. 동국대학교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은 즉각 퇴진하고 학교법인은 9. 17. 학생총회의 결의사항을 수용하라.

둘.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참회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라.

셋. 우리는 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동국대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갈 것이다.

                                             불기 2559년 12월 3일

                      재단법인 선학원 동국대 동문 분원장 및 도제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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