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중 학생을 살리자며 소집된 화쟁원탁회의가 1~2일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장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4일 다시 속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단식 49일째를 맞은 2일은 김건중 학생의 스물네 번째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군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모님께 전하는 애절한 마음을 소개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이 글을 보면서 애타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오히려 김 군을 격려하는 부모님의 의연한 처신에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군은 50일 가까이 이어진 단식으로 사람이 가까이 오면 역한 냄새에 구토할 정도로 기력이 쇠잔해 있다고 합니다. 핏줄이 쪼그라들고 얇은 살가죽이 뼈에 밀려 가느다란 숨소리에도 헐떡이고 있는 그의 육신은 언제 숨이 떠나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롭습니다. 그의 목숨은 말 그대로 바람 앞의 등불입니다.

그 시각 화쟁원탁회의는 김 군의 목숨을 살리자며 동국대 본관 5층 법인 임원실에 모여 논의를 거듭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장 16시간 동안 이어진 논의에서 서로간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4일 오전 10시 속개하기로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에 화가 먼저 치밀어 오릅니다. 도법 스님의 쇼에 또 다시 놀아난 듯해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법 스님은 이제 이런 식의 쇼를 접어야 합니다.

도법 스님은 늘 ‘붓다처럼 살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붓다에겐 청개구리일 수밖에 없는 처신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붓다처럼 살자고 하는 도법 스님은 ‘독화살의 비유’를 모를 리 없습니다.

부처님은 세계가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등의 문제에 대해 답을 요구하는 제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어떤 사람이 몸에 독화살을 맞고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 이것을 본 친척들이 급히 의사를 구하였으나, 그 사람이 ‘나는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화살은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등을 알아야 하므로 화살을 뽑을 수 없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결국 그것을 알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김건중 학생의 단식을 중단시켜야 그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화살을 뽑아야 김건중 학생은 살 수 있습니다. 그 길은 단 하나,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의 조건 없는 사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법 스님은 엉뚱한 짓을 벌이고 있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지는데도 ‘화쟁원탁회의’를 소집해 누가 화살을 쐈는지, 화살은 어떤 것으로 만들었는지 현학적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그만 둬야 합니다. 도법 스님이 진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면 이사와 보광 총장을 사퇴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들을 따르는 사람, 심지어 자승 총무원장의 심복들을 불러 화쟁원탁회의를 하고 있으니 이게 ‘쇼’가 아니면 뭐냐는 겁니다.

더욱이 최장훈 총학생회장은 3일 이사회 결과를 보고 투신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입니다. 도법 스님은 최 회장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듣는 겁니까? 목숨을 걸고 종단 지도부에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데 이리도 안이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4일 회의를 속개한다니요? 천둥번개치고 폭풍이 휘몰아치고 난 뒷자리에서 재난구호 목탁이나 치겠다는 심보와 무엇이 다른가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 김건중 학생의 상태가 위독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도법 스님을 비롯한 종단과 학교 최고지도자들은 이럴 줄 알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천막 안에서 별고가 없으리란 걸 알고 권력을 놓지 않아도 된다며 남몰래 웃음을 감추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쇼’라는 것이고, 그 ‘쇼’는 자승 총무원장 지키기 홍위병 역할에 다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도법 스님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산으로 돌아가시길 빌고 또 빌겠습니다.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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