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충청 전라지역 중진 분원장 간담회가 유성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리고 있다.

선학원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위해 더 이상 조계종이 관여하지 말 것과 재단 임원진을 전폭 신뢰한다는 의지가 대전 충청 전라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 스님)은 대전 · 충청 · 전라 지역 중진 분원장 간담회를 2일 오전 11시 15분 대전 유성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갖고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4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9명의 임원진과 45명의 중진 분원장 등 총 54명의 중진 분원장이 참석했다. 지난 해 대전 심광사에서 가진 분원장 회의는 정범 스님이 이끈 수덕사의 방해로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못했으나 이번엔 중진 분원장들이 앞장 서 재단의 의지를 결집하자는 뜻이 기대보다 높은 참석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 · 충청 · 전라지역 중진 분원장 간담회도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으로 시작돼 총무이사 송운 스님이 법인법 관련 대종단 경과일지를 보고한 후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건립 중간현황에 대한 보고로 이어졌다.

▲ 이사장 법진 스님은 이날도 인사말을 통해 용주사 사태를 거론하며 자정능력을 상실한 조계종의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인사말에서 “방금 재단에서 나눠준 자료를 보면 용주사 비대위가 쌍둥이 아빠가 주지라면 개나 소나 주지할 수 있다며 소를 몰고 들어가는 사진이 표지에 실려 있다”면서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법원은 용주사 주지가 법원에 신도들을 상대로 소송한 가처분에서 신도들이 소를 몰고 들어가는 걸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것이라며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조계종이 자정 능력이 없다고 신도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법진 스님은 “어디가 정상화가 되어야 하는가? 선학원이냐, 조계종이냐?”반문하고 “한국불교사에 충격적이고 불행한 사건이 이 뿐만 아니라 연일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스님은 동국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건중 학생의 50일째 단식을 거론하고 “이게 한국불교, 특히 대한불교조계종의 현주소다”고 말했다.

이어 교무이사 한북 스님이 자료집 3호 <조계종 정상화가 시급합니다>에 수록된 ‘조계종과 선학원의 정상적인 관계회복은 이렇게 해야 가능합니다’와 법등 스님이 선학원 분원을 찾아다니며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명 자료에 대해 설명했다.

질의응답 순서에서 영복선원 진성 스님은 “조계종은 종정을 비롯해 200백명 가까운 인물로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최근 직원을 늘리며 주주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예를 들고 “우리도 열 세 분의 이사들만 고생하고 있는데 분원장도 주주라 생각하여 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대웅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스님은 또 “현재의 조계종은 엉망이다”면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이 완공되면 선학원 설립정신을 유지 계승하기 위해 우리가 단체로 용맹정진할 수 있는 계획도 세워달라”고 말했다.

▲ 금산 광법선원 원각 스님이  건의사항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금산 광법선원 원각 스님은 “조계종에서 선학원 상대로 정관 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걸어왔는데 조계종이 패했다. 조계종은 가처분 결정처럼 소송당사자가 될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 분원장을 내세워 본안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원각 스님은 “국회의원이 국민의 뜻을 위임받아 결의하는 것처럼 이사회는 분원장의 위임을 받은 의사결정기구다.”면서 “선학원은 이사회 결의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대덕선원의 초암 스님은 “제가 92세 어른을 모시고 살고 있고 저 또한 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조계종과 따로 가선 안 된다는 회유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히고 “법에 밝은 스님들이 앞장 서 조계종과 선학원이 싸우지 않고 서로 양보해 삼보정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여경암 석준 스님은 “대전사암연합회 회장도 출마하고 청림회 등과 수덕사 문중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선학원 집행부는 현재 대전지역에서 조계종 편에 서서 하는 스님들과 접촉했는지, 그리고 마음 열도록 유도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잦은 회동을 통해 새롭게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사장 법진 스님은 “재단에 건의할 일이 많을 것이다.”면서 “분원장 중에서 덕망있는 분들을 추천해 주시면 이사회에서 임원 선출할 때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각종 제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대전 · 충청 · 전라지역 중진 분원장들은 이어 결의문 4개항을 채택하고 소송 대비 위임장에 서명한 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간담회를 마쳤다.

재단법인 선학원은 이로써 지역별 중진 분원장 간담회 일정을 모두 회향했다.

대전=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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