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림 작 ‘묘법연화경 권 제7’

사경은 경전의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이야 인쇄술이 발달해 그 의의가 반감되기도 하지만 사경은 부처님 말씀을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한다는 의미에서 전법의 행위였다. 또 부처님 말씀을 적는 일이기 때문에 깊은 신앙심과 원력, 실천행이 요구되는 수행활동이기도 하다.

수행으로서의 사경을 예술로 승화시켜온 한국사경연구회 회원들이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 인사동 미술세계 갤러리 5층에서 ‘삼매 속에서 영근 법사리, 사경’을 주제로 10번째 회원전을 갖는다.

이번 회원전에는 김경호 명예회장을 비롯해 40명의 회원들이 100여 점의 사경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전통사경을 계승한 작품과 현대사경 창작품들이다. 전통사경 작품은 권자본, 절첩본, 선장본 같은 전통 장정 양식을 채용했고, 묵서, 금니, 은니, 경면주사 등 전통 재료로 서사한 작품들이다.

김경호 명예회장은 “사경삼매에 들면 그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평화 속에서 오직 붓을 잡고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행위만이 존재할 뿐”이라며, “사경 수행은 단순히 불교경전을 옮겨 쓰는 일이 아니라 삼매 속에서 방대한 경전을 서사하는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원전을 기획한 백용현 미술세계 대표이사는 “사경은 과거 유물을 재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번 회원전을 통해 사경은 종교의 이념과 사상을 넘어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신앙심의 발현임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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