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은 부처님의 가피에 보답하기 위해 보시금을 내지만, 사찰 재정이 투명하게 운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가섭 스님)는 4일 사찰 신도의 보시 및 기부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무작위로 추출한 사찰 신도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자기기입을 이용해 진행됐으며, 답변은 중복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표본오차는 ± 3.3% 포인트로 95% 신뢰수준을 보였다.

불자들은 불전함과 보시함을 통해 가장 많이 보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등 기도비가 뒤를 이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는 2014년 일선사찰의 수입 구조에서 불공수입과 불전수입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참조해 “신도가 생각하는 사찰의 기능은 전통적 기도사찰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보시금을 납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부처님 가피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는 답변이 60.2%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재적 사찰을 돕는 보람’, ‘가족의 평안과 행복’ 때문이라는 답변도 각각 53.3%와 52.9%를 나타내 신도들이 개인의 선의와 행복,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보시 행위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사찰이 보시금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사찰 재정이 투명하게 운용되는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보시금을 납부할 의향이 없는 경우, ‘보시금 용처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또 사찰에 보시하는 행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 ‘사찰재정이 투명할수록 보시를 많이 할 것이다’라는 대답이 63.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보시 외 기부 문화 개선을 위해 달라져야 할 점 역시 ‘기부금 사용 투명성 확보’가 79.3%를 기록해 ‘부자 및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31.2%)’, ‘법·제도적 장치나 세제혜택 확대(23.8%)’, ‘기부금 납부 방법 개선(16%)’ 등 다른 항목을 크게 앞질러 보시 및 기부 행위의 주요 결정 요인이 재정 투명성에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한편 ‘신도 교무금’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이 조계종 신도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 중 교무금 납부 내용을 고지 받은 경우는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무금이 1만 원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신도가 59.9%를 차지했고, 31.7%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신도 멤버십 혜택을 전혀 모르거나 잘 모른다는 응답은 60%에 육박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후속 연구 ‘신도 교무금 확대 및 관리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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