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엔 좋지 않은 습관들이 너무 많다. 길을 가면서도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거나, 피운 담배를 아무 데나 휙 버리는 행동들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신문을 보거나 이메일을 체크하고 식사를 하는 일상사, 즉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행동은 신중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습관의 산물이다.

‘묵자비염(墨子悲染)’이란 말이 있다. 《묵자》‘소염’편에 나오는 말로 묵자가 물들이는 것을 슬퍼한다는 뜻이다. 묵자는 어느 날 실에 물을 들이는 사람을 보고 “물감에 따라 실의 색깔도 변하니 사람이나 나라도 이와 같아 물들이는 방법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평소에 사소하다고 여기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계속하여 습관화되면 생각과 태도가 길들여지는 것이므로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불교엔 훈습(薰習)이란 말이 있다. 어떤 성질에 물들거나 기운이 배어드는 것을 말한다. 산스크리트어로는 vāsanā다. 마치 향냄새가 옷에 스며들 듯, 몸과 말과 뜻으로 일으킨 행위와 생각이 인간의 의식(意識, 불교유식학에서는 ‘阿賴耶識’이라 부른다)에 잠재적으로 이식(移植)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향을 쌌던 종이가 향내를 풍기고 생선을 쌌던 종이는 비린내를 풍기듯이 우리의 언행도 늘 좋은 것과 가까이 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19세기 미국의 저명한 교육자 호러스 만은 “습관은 철사를 꼬아 만든 쇠줄과 같다. 매일 가느다란 철사를 엮다 보면 이내 끊을 수 없는 쇠줄이 된다.”고 했다.

훈습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경전에 나오는 말씀으로서 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젖이 되지만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이치와 같다. 그래서 나쁜 생각과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쁜 생각과 나쁜 습관을 멀리 해야 어떠한 대상과 어떤 경험에 맞닥뜨려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쁜 습관을 없애는 것은 조그만 관심과 노력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다른 사람에게 폐해를 끼치는 나쁜 습관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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