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 관음사 최병호 법사.
“농사일로 바쁜 농번기에는 직접 마을에 내려가 법회를 보고 11월에서 4월까지 농한기에는 집중적인 신도교육과 100일 기도에 참여하게 해 농촌지역 특수성에 맞는 지역공동체 포교를 전개했습니다.”

봉화 관음사를 이끌고 있는 최병호 법사가 조계종 포교원이 주관하는 제6차 지역공동체 포교 회의에서 농촌 지역 포교 사례를 발표했다. 6차 회의는 5일 오후 3시 전법회관 3층에서 열렸다.

최 법사는 외조부인 동명 스님이 1949년 창건한 관음사를 ‘농선도량’으로 정비했다. 1995년 가족회의를 거쳐 도량을 정비한 최 법사는 1996년 부설 농장 농선원을 설립하고 1만4천 평 부지의 농토에서 경작활동을 해왔다. 어린 시절을 절 도량에서 보낸 최 법사는 농학을 전공하면서 불교활동을 꾸준히 했다. 그러던 중 대한불교법사회의 목정배 박사를 만나 농촌포교의 방향성을 제시 받았다. 이즈음 ‘농선(農禪)’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농촌사회에서 도량을 가꿔야겠다고 결심한 최 법사가 가장 먼저 배운 일은 보일러 수리였다. 마을 할머니들의 오래된 보일러를 고쳐주고 트랙터를 구입해 동네 사람들의 논밭 갈기를 내 일처럼 했다. 21년간 논밭 옆에서 어르신들과 둘러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나눈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최 법사는 지역공동체의 과제와 방향을 모색했다.

봉화 마을지역의 대소사를 맡아 처리하면서 지역사업의 주체로서 신뢰를 쌓아간 최 법사는 2003년 봉화군 친환경협의회를 창립해 ‘날마다좋은날’ 작목반을 만들어 농사를 지으면서 참선하고 풍물을 배우고 도자기 체험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2005년에는 지역 출신의 인재들이 지역의 청소년에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치는 선재교육원을 개설해 청소년 교육에 기여했다.

최 법사는 이제 도농 간 소통과 귀농·귀촌의 대안을 생산하는 일에 진력하고 있다. 주말농장과 친환경농업 체험장, 우렁이 농법 체험장, 농촌체험 프로그램, 전원생활학교 등을 진행하면서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농촌의 새로움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이다. 전원생활학교 수료생 가운데는 실제 봉화로 귀촌을 한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 법사는 이날 회의에서 “농토를 수행의 기본 도량으로 삼고 농촌지역이라는 지리적·업종의 특수성을 살리고 장점을 승화하는 방식으로 지역공동체와 포교를 실현하는 것이 농선도량의 근본 취지”라며 “농토가 바로 대불전, 소불답이라는 일 수행 도량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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