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회의가 선학원 이사진에 제안한 간담회는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 스님) 이사진은 원로회의가 23일 AW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갖자고 한 데 대해 회신공문을 원로의장 밀운 스님 및 각 원로회의 의원 스님들에게 17일 발송했다.

이사진은 회신공문에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종단-재단간 갈등의 당사자로서 원로회의 큰 스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단 일각에서는 저희들이 탈종하여 독자노선을 가려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으나, 그 실상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우리 선학원을 장악하려는 삿된 무리들에 맞서 100년 역사를 가진 선학원을 지키기 위해 저희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학원이 수계식과 승적업무를 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사진은 “종단에서는 터무니없는 죄를 씌워 멸빈의 징계를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우리를 종단에서 쫓아냈다”면서 “우리는 자구책으로 어쩔 수 없이 자체적으로 수계식을 봉행하고 승적업무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현재 재단이 겪고 있는 심경의 일단도 피력했다. 즉 “저희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재단법인 선학원만이 아니다”면서 “저희들은 갖은 범계와 범법행위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 종단 내 범계승으로부터 1천7백년 한국불교를 지키려는 것이며, 2천6백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나라에서 지켜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사진은 또한 “<법인관리법>과 그 법 제정의 근거가 되는 <종헌> 제9조3항은 폐지돼야 한다”면서 “저희들이 멸빈된 상태에서는 결코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지만, 선학원의 역사와 정화이념을 존중하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선다면 언제든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사진은 마지막으로 “우리 재단은 조계종 탄생의 모태로서 오늘날 조계종이 나락에 빠진 것을 누구보다 아파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한국불교 제2의 정화를 통해 불조의 은혜를 갚기 위해 흔들림 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학원 임원진은 원로회의가 제안한 간담회에 당초 참석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였으나 종단 측 선학원정상화추진위 스님들을 함께 초청하자 불참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만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