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선학원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스님들에게 오는 7일 낮 12시 AW컨벤션센터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공문이 각 이사들에게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 공문에서 “왜색불교를 척결하고 선원 수좌들을 지원하여 한국불교 전통 수행가풍을 지키기 위해 설립했던 선학원, 정화불사를 통해 청정비구승단인 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을 설립했던 스님들은 우리 한국불교의 동일한 선조들이다”면서 “그래서 선학원과 조계종은 한 뿌리이고 하나다”고 했다.

“따라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종단과 선학원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자승 스님은 “종단이 제시한 협의안은 물론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및 <종헌> 제9조 3항에 대해서도 만나서 진지하게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학원 이사 스님들은 대부분 만남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선학원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장 법등 스님에게도 선학원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상황에서 이번엔 총무원장이 직접 나서 대화제의를 하고 나온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그 진정성에 대한 의심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승 스님은 지난 해 10월 23일 “선학원과의 관계는 이미 끝난 사안이다. 선학원은 독립국이다”고 기자들에게 발언한 바 있다. 이어 11월 5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16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워크숍에서 “종헌 9조3항과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은 선학원을 겨냥해 만든 법이다”고 고백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 스님)은 1일 오후 1시 재단 사무처 회의실에서 종무회의를 갖고 이번 공문과 관련 논의를 통해 대화가 불가하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확인했다. 선학원은 대화불가 입장을 이날 총무원에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자승 스님과 현응 스님의 발언을 상기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특히 “선학원과 조계종이 한 뿌리로서 함께 가야 한다”고 밝힌 공문에 대해 “비록 늦게나마 총무원장이 이같은 인식을 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이사장 법진 스님을 포함한 이사 4인이 멸빈돼 종도로서의 자격이 상실된 상태에서 총무원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 논의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며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표명했다.
선학원은 무엇보다 <법인법>과 종헌 제9조3항이 존재하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번에도 확실히 종단에 전달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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