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기왓장같이 온전히 살아남느니
옥(玉)으로 부서져 죽는 것도 곱지 않은가.
온 하늘에 가득 가시 목 자르는 소리,
길게 울부짖으니 달빛 정말 많으이.

이 시는 만해 한용운 스님께서 1919년 3월 1일 기미 독립선언문 발표 후 투옥되어 형을 치르고 있을 때 지으신 것입니다. 아마도 옥중에서 만난 어느 학생에게 지어준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시에서 ‘달빛이 많아진다’는 것은 역사를 빛내는 데 함께하는 일이니 달빛도 마땅히 더 간절해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시는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정치인으로서 심지가 약해질 때마다 제가 좌우명처럼 읊는 시편 중 하나입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대표적인 근‧현대 불교계의 선지식이시자, 근대문학을 연 시인이시자 역사에 기리 남을 독립운동가요, 정치인이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만해 한용운 스님께서는 <조선 독립의 서>에서 “자유는 만물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다. 그러므로 자유가 없는 사람은 죽은 시체와 같고 평화를 잃은 자는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이다. 압박을 당하는 사람의 주위는 무덤으로 바뀌는 것이며 쟁탈을 일삼는 자의 주위는 지옥이 되는 것이니, 세상의 가장 이상적인 행복의 바탕은 자유와 평화에 있는 것이다.”라며 탁월한 선견지명을 드러내셨습니다.

광복 7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아 광복을 한 해 앞두고 열반하신 만해 한용운 스님의 영전에 국화 꽃 한 송이를 헌화합니다.
비록 만해 한용운 스님의 법체는 가고 없어도 그 자유평화 사상만큼은 후대 자손들의 가슴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스님께서 <님의 침묵>에서 노래했다시피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스님은 가고 없지만, 우리는 스님을 보내지 아니하였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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