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해 스님 영전에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큰절을 하고 한영숙 여사가 헌다하고 있다.

“국민이 불교를 걱정하는 시대, 만해 스님의 추상과 같은 불호령이 그립습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은 29일 오후 4시 서울 AW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만해 한용운 스님 71주기 추모제를 봉행하며 ‘만해 추모의 달’ 6월을 회향했다.

추모제에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과 선학원 고문 인환 스님, 만해 스님의 딸 한영숙 여사, 전국 선학원 분원장 스님, 동국대 석림동문회장 영담 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국회부의장 정갑윤 의원,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등 정계와 문태선 국가보훈처 북부보훈지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관계 인사가 자리했다. 이날 추모제는 3백석에 한해 선학원 분원장과 유족 등 중심으로 참석인원을 제한했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추모 법어를 통해 “만해 스님의 추상과 같은 불호령 소리가 그립다”고 기렸다. 법진 스님은 “만해 한용운 스님께서 많은 시와 논문들을 통해서 자비사상을 역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 동과 서로 나뉘어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내가 옳네 네가 옳네 무용한 싸움을 멈추고 있지 않다”고 돌이켰다.

법진 스님은 또 “스님의 영전 앞에 서기가 차마 죄스러운 것은 우리 불교계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교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불교를 걱정하고 있다’는 이 때 만해 스님의 <불교유신론>과 추상과 같은 불호령 소리가 그립다”고 했다.

법진 스님은 “스님의 발자취를 쫓아서 우리 후학들을 이르는 곳마다 고향마을이 될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외쳐 삼천대천세계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동국대 석림동문회장 영담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만해 스님의 추모식은 이제 한없이 부끄럽기만 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영담 스님은 “만해 스님은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것은 똥이나 송장이 아니라 바로 31본산의 주지들이라며 일제에 빌붙어 사는 그들의 행위를 질타했다”며 “내년 72주기 추모식은 한국불교가 세계일화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정화와 개혁의 성과를 만들어 만해 스님의 은덕에 보답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국회 부의장 정갑윤 의원은 “만해 스님의 위대한 사상과 숭고한 민족혼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열 리가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참된 나라사랑의 길이 무엇인지, 정의와 진리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주고 가신 영원한 겨레의 스승 만해 선생의 높은 뜻을 받들어 나가겠다”고 추모사에 갈음했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늘 한용운 스님의 71주기 추모는 선학원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며 “오늘 행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부처님의 혜명을 굳건히 지키는 이 시대 불교의 법등이 되어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도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적 가치가 팽배한 때일수록 민중들과의 소통을 위해 애쓰셨던 만해 스님의 정신을 본받아 불신 없이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태선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한용운 선생이 몸소 실천하며 가르친 애국애족 정신이야말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온 국민이 화합하고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국민통합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선학원 설립조사이자 민족의 등불이셨던 만해 스님의 뜻이 후세에 알려져 젊은이들로부터 실천될 수 있는 계기가 바란다”며 “우리 구도 의무감과 사명감으로 만해 스님의 뜻을 전승해 가겠다”고 했다.

2부 추모공연은 제1회 청소년 문예공모전 시상식으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시 부문 최우수상 한유경 학생이 수상작 ‘꽃 밟는 길’을, 산문 부문 윤소연 학생이 ‘만해 한용운, 그의 삶’을 낭독했다. 시 부문 우수상 이민정, 민유빈 학생과 산문 부문 우수상 박지현, 진시형 학생도 각각 상장과 부상을 수여했다. 한승석 중앙대 교수와 국악단 ‘바라지’는 국악 공연을 선보였다.

추모제는 BTN불교TV를 통해 7월 10일 오후 11시, 11일 오후 3시, 12일 오전 11시 30분 세 차례에 걸쳐 시청할 수 있다.

▲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만해 스님 영단에 헌화를 하고 있다.
▲ 사부대중이 인천 보각선원 가릉빈가 합창단의 추모의 노래를 지켜보고 있다.
▲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추모법어를 하고 있다.
▲ 동국대 석림동문회장 영담 스님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국회 부의장 정갑윤 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문태선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만해 추모 학술문화제 청소년 문예공모전 당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승석 중앙대 교수와 바라지의 협연 모습.

-글 · 모지현 / 사진 ·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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