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들에게 봉축 법문을 하고 있는 인환 스님.

모든 불자들의 희망찬 기다림 속에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부처님오신날에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여야 진실하게 더 할 수 없는 기쁜 날이 될까요? 흔히 하듯이 단순히 등불을 켜고 축복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휴일로만 알고 지낸다면, 진정하게 기쁜 날이 될까요? 우리 불자들은 이 날을 부처님을 고맙게 여기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불교와 인연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까지 불교를 재인식하고 부처님을 고맙게 여기며, 그 오신날을 함께 기뻐할 수 있게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야말로 진정 기쁜 날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생일은 우리 모두의 참된 생일입니다.
부처님! 우리는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모두 ‘본래 부처’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우리 중생들이 그냥 그대로 그 근본되는 마음을 되찾아 우리의 생활을 바르게 바꾸면, 그냥 그대로 부처님으로 태어난다는 거룩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우리 불자들과 국민들은 부처님 탄신을 ‘참나’의 생일로 여기고 기뻐하며 경축하여야 할 것입니다. ‘참나’ 그것이 바로 부처인 것입니다. 아직도 신심과 수행이 미숙한 사람들은 이날을 더 큰 발원과 실천을 다짐하는 날로 삼아가도록 마음 가져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탄생이 거룩한 뜻을 지니는 것은 바로 그 삶에 있어 기꺼이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는 자비 보시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데에는 거기에 알맞은 축하의 방식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가장 올바른 방식은 우리 중생들이 평소의 일반 생활 속에서 떠나지 못하는 사고방식, 즉 ‘나, 나만, 내 것 내것’만을 챙겨야 하고, 남은 죽어도 나만은 살아야 하고, 남은 손해 보더라도 나만은 이득을 보아야만 하겠다는 사고방식을 바꾸어서 나와 남을 함께 위하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기꺼이 나와 내것을 놓아버려서 좋은 마음으로 기꺼이 베풀어 나누는 자비희사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께서는 《수마제경》이라는 경전에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대들, 여성들이 단정하고 마음씨 고운 여인이 되고자 하거든, 좋지 않은 친구나, 나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라도 그들에 대해서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또 그대들이 부귀와 영화를 얻고자 하거든 마땅히 남에게 보시 즉 베풀어 나누어 주어야 할 때에 때를 놓치지 말고 곧 즐거운 마음으로 베풀어 나누어 주어라.” 하시면서 계속 말씀하시기를, “보시를 하면서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업수이 여기거나 자기 스스로 교만해지지 말아야 한다. 베풀어 나누어 주는데 기쁜 마음으로 주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과보 즉 대가를 바라지 말라. 그러면 그대들이 저절로 부귀영화를 얻으리라. 또 불상이나 탑 앞에 공양하되 향과 꽃으로 공양하면 얼굴과 몸의 모양이 아름답고 단정해지며, 등불을 켜서 불전과 탑전에 공양하는 것은 언제나 그대들이 불국정토에 머물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부처님오신날을 이렇게 생활함을 실천하는 날로 삼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중생들은 누구나 언제든 부귀와 행복을 목마르게 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부귀와 행복은 아무리 바라기만 한다고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거나, 남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좋은 과실을 얻으려면 봄에 좋은 씨앗을 뿌려서 여름내 땀흘려 잘 가꾸면 가을에 틀림없이 훌륭한 결실을 얻게 되듯이, 부귀하고 안락하고 행복하기를 원하거든 평소의 생활 속에서 꾸준히 악한 업을 멀리하고 좋은 업을 쌓아 나가면 그 마땅한 결과는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 즉 우리가 원인을 지은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며 자업자득이라, 즉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인을 지어서 자신이 그 선하거나 악하거나 간에 결과를 그대로 받게 된다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이며, 이것은 만고에 영원히 변함 없는 법칙이요, 진리인 것입니다.

이러한 거룩한 참된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우리들은 진심으로 불교와 맺어진 좋은 인연을 감사하게 여기면서 그 가르침을 일상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가기를 다짐하는 날로 삼는다면, ‘부처님오신날’ 맞는 뜻이 더욱 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단법인 선학원 고문, 조계종 원로의원, 전 동국대 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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