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이 없는 종단, 갑과 을이 없는 사회. 부처님 오신날은 모두 갑이 되는 날입니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14일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를 발표했다.


법진 스님은 ‘부처님 오신날은 이런 날입니다’라는 봉축법어에서 “꽃이 모여서 꽃밭을 이루고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듯 각기 염원을 담은 등불이 모여서 화엄의 광명을 연출하는 날이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이 되고 마주치는 풍광마다 경전이 되는 날이다. 퇴근하는 아버지의 가슴에도, 살림하는 어머니의 가슴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들딸의 가슴에도 서광이 장엄되는 날이다.”고 말했다.

법진 스님은 “그러므로 갑과 을이 없는 종단, 갑과 을이 없는 사회. 부처님 오신날은 모두 갑이 되는 날이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도 담았다. 스님은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등불을 밝히니 휴전선 너머 길이 열리고, 현해탄 건너 바닷길도 열리는 날이다”면서 “먼저 가신 넋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등불을 밝히니 하늘과 땅이 맞닿고 현실과 꿈이 맞닿는 날이다.”고 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빈자일등을 내세우고 “천년만년 꺼지지 않는 비원의 등불을 밝히니 모두가 부처님 되어서 섬김을 받는 날이다.”고 봉축했다.

다음은 봉축법어 전문이다.

봉축법어

                                                     -부처님 오신날은 이런 날입니다.-

 절로 환희심 이는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온 세상이 꽃비 오는 룸비니 동산처럼 화사한 날입니다.

내딛는 일곱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나는 날입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이 사바세계에 숨을 타고 난 모든 생명체들의 존귀함이 증명되는 날입니다.

일체개고아당안지(一切皆苦我當安之),

모든 중생이 고통을 여의고 안락에 드니 예토가 정토로 바뀌는 날입니다.

  낮이면 들녘마다 꽃들이 앞 다퉈 향기를 자랑하고

밤이면 은하수 별빛들이 서로를 비추는 날입니다.

꽃이 모여서 꽃밭을 이루고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듯

각기 염원을 담은 등불이 모여서 화엄(華嚴)의 광명을 연출하는 날입니다.

  집이 모여서 골목을 이루고 골목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듯

만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이 되고 마주치는 풍광마다 경전이 되는 날입니다.

퇴근하는 아버지의 가슴에도, 살림하는 어머니의 가슴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들딸의 가슴에도 서광(瑞光)이 장엄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갑과 을이 없는 종단, 갑과 을이 없는 사회

부처님 오신날은 모두 갑이 되는 날입니다.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등불을 밝히니

휴전선 너머 길이 열리고, 현해탄 건너 바닷길도 열리는 날입니다.

먼저가신 넋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등불을 밝히니

하늘과 땅이 맞닿고 현실과 꿈이 맞닿는 날입니다.

  찰나가 영겁이 되고, 영겁이 찰나가 되는 꿈같은 날입니다.

  빈자일등(貧者一燈),

천년만년 꺼지지 않는 비원의 등불을 밝히니

모두가 부처님 되어서 섬김을 받는 날입니다.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날에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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