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바라나시에 가면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면 죄가 소멸되고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왜 그렇게 믿는 것일까?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자현 스님은 “갠지스강은 본래 천국을 흐르는 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늘의 속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육체 정화는 물론, 영혼까지도 맑혀준다는 것이다.

또 타다만 시신들이 갠지스강에 둥둥 떠다니는 현상도 시신을 대하는 인도인들의 생각을 엿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도인들은 윤회론을 믿기 때문에 시신을 헌옷과 같이 여긴다. 그래서 시신에 그 사람의 정신이 일부라도 깃들었다고 생각하는 우리와 달리 시신에 대한 공포나 존경심이 없다. 시신을 유기하거나 화장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겉모습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그 이면에 내포돼 있는 종교적,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알게 되면 그 의미를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도문화가 그렇다. 고정되고 일반화된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나라가 인도다.

종교·철학·역사·문화를 종횡무진 오가는 전방위 지식인 자현 스님이 동·서양문화를 넘나들며 인도문화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인도의 생경한 문화가 자현 스님의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재치로 버무려져 오해와 왜곡의 그림자를 벗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인도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이다.

한 편 한 편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맺히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던 미지의 문화가 단숨에 풀리며 인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 땅 구석구석은 물론 세계 곳곳의 문화현장을 발로 뛰며 카메라에 담고 있는 하지권 사진가가 찍은 사진 150여 장도 인도문화를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다.

불광출판사 | 320쪽 |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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